[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2012년 세계적인 공분을 일으켰던 인도 버스 여대생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성폭행은 피해 여성의 책임이 훨씬 더 크다고 주장해 또다시 비난을 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귀가하던 여대생을 버스 안에서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무케시 싱(29)은 최근 BBC와 한 옥중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밤에 외출했다 치한의 공격을 받는다면 비난할 사람은 자신들밖에 없다.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더 책임이 크다"고 말했다.
 
싱 일행 6명은 2012년 12월 저녁 뉴델리에서 영화를 보고 귀가하던 여대생과 그 남자친구를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자신들이 몰던 미니버스에 태웠다. 이어 여대생을 집단 성폭행하고 쇠몽둥이 등으로 마구 때린 뒤 도로에 버리고 달아났으며 피해자는 결국 2주일 만에 숨졌다.
 
이 사건은 인도 전역은 물론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줬고, 인도 전역에서 성폭력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싱은 인터뷰에서 "피해자와 그 친구가 저항하지 않았다면 무참한 폭행은 면했을 것"이라며 피해자의 죽음은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폭행당할 때 저항해선 안 된다. 조용히 성폭행을 허락해야 한다. 그때 그랬다면 피해자를 내려주고 남자친구만 폭행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인도의 집단 양심에 큰 충격을 안겼다"면서 싱 일행에게 사형을 선고했지만, 그는 뉘우치는 빛이 없어 보였다.
 
그는 "한 손으로는 박수를 칠 수 없다. 품위 있는 여성은 밤 9시에 밖으로 나다니지 않는다. 여성이 할 일은 밤에 부적절한 옷차림으로 디스코장과 술집을 어슬렁거리며 나쁜 짓을 하는 게 아니라 집안일을 하는 것이다. 20% 정도의 여성들은 착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납치 당시 버스를 운전 중이던 싱은 범행에는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DNA 증거를 들어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싱은 자신을 사형하면 잠재적 성폭행 피해여성들이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싱의 변호사들도 밤에 외출하는 여성들에 대해 극단적인 견해를 보였다.
 
한 변호사는 "내 딸이나 여동생이 결혼 전에 명예를 실추시키면 온 가족이 보는 앞에서 온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일 것"이라고 했고, 다른 변호사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은 저녁에 모르는 사람과 외출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는 8일 세계여성의 날에 맞춰 BBC '스토리빌'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될 싱의 인터뷰는 인도 남성들의 끔찍한 여성관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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