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새 학기를 앞두고 벌써부터 한 대학교에서 군기 잡는 문화가 꿈틀거리고 있는 조짐이 포착됐다.

지난 2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에는 "D대 시각디자인과 2015년 신입생 관리 대폭발"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학회장 등 선배와 신입생들 간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 내용이 담겨 있다.
 
학회장으로 추정되는 A씨는 "저와 대의원을 부를 때는 학회장님, 대의원님이라고 부르고 선배님들께는 선배님이라는 호칭으로 부릅니다. 언니, 누나, 형, 오빠라는 호칭 쓰지 말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학교 앞에서 술을 마시되 저에게 카톡이 아닌 문자로 '누가 어디서 술을 마십니다'라고 보내 달라"며 "안 보내고 학교 앞에서 마실 시 그 자리에서 데리고 나올 것이고, 그 이후부터는 15학번은 학교 앞에서 술을 못 마신다"고 언급했다.
 
학교 앞에서 술을 마실 경우 학회장에게 문자로 보고를 해야 하며 그러지 않을 경우 금주령을 내린다는 의미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은 한 후배가 인터넷에 올리면서 외부에 알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자 한 선배로 보이는 B씨는 신입생들을 상대로 "진심 여기서 자백 못 하겠으면 학회장님이랑 대의원님한테 사과드리고 사진 퍼진 곳에 다 내려달라고 부탁해. 아직 수업도 안 들었는데 다 혼나긴 싫다. 진심 죽빵(죽방) 날리고 싶다"며 해당 대화를 올린 후배를 겁박했다.
 
과거 신입생 군기잡기가 주로 물리적인 폭행이나 기합, 언어폭력 등에 치중됐다면 최근의 군기 문화는 일상생활로 파고든 모습이다. 선배들은 '다,나,까' 말투 사용, 90도 인사, SNS 감시, 복장단속, 동아리활동 강요 등으로 후배들을 통제하려 들고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는 "그냥 군대를 가라", "정신 못차렸네. 하긴 그 정도 개념이 있었으면 애초에 저런 짓을 안 하겠지만", "늘 같은 패턴이네요. 유포자 색출.. 어쩜 그렇게 다들 똑같은 수준인지", "문화와 악습의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미개한 집단이네요" 등의 글들이 올라왔다.
 
해당 학과 교수는 "처음 들은 사실이어서 정말 놀랐다. (사전에) 알았으면 제가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며 "학과 사무실에서 따로 공지할 예정이고 앞으로 절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바로 지난해에도 S대, S여대, D여대, K대 체대 등에서 신입생들 군대식 문화를 강요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체대를 중심으로 몇몇 학과에서 선배들이 신입생을 상대로 복장을 단속하고 군대처럼 '다나까' 말투를 사용할 것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나 많은 비판을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대학 내 군기잡기가 아직도 일부 학과에서는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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