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주머니에 다른 친구 화장품 몰래 넣고 언어폭력까지 행사

[코리아프레스 = 김유진 기자] 친구에게 도둑 누명을 씌우고 심한 언어폭력을 행사한 중학생에게 내린 전학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민중기 수석부장판사)는 A양의 어머니가 경기도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를 상대로 "전학조치를 내린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A양과 B양은 2012년 경기도에 있는 한 중학교 1학년 동급생으로 만나 친분을 가졌다.
 
같은 해 4월 A양은 B양에게 '곧 갚겠다'면서 7만원을 빌린 뒤 돈을 갚아달라는 B양의 독촉에도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11월 말 A양은 B양의 신발주머니에 다른 친구의 화장품을 몰래 넣어놓은 뒤 다른 학생들 앞에서 B양이 이 화장품을 훔친 것처럼 몰아세웠다.
 
이어 A양은 다른 친구들과 함께 B양의 가방을 뒤지다 B양의 화장품 파우치를 발견하고 이를 가져가 제 물건인양 계속 사용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파우치가 없어지자 A양은 학교 측에 B양이 자신의 파우치를 훔쳐갔다며 도난신고를 하기까지 했다.
 
B양은 A양과의 다툼 이후 급성스트레스 반응으로 내과 및 정신과 진료를 받고 다음 학기 대부분을 결석했으며 결국 다른 도시에 있는 학교로 전학하기에 이르렀다.
 
B양의 부모는 A양 등의 학교폭력을 이 학교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신고했고 자치위원회는 처음에 A양에게 전학조치를 내렸다. 이에 A양의 어머니가 경기도학생징계조정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자 이 위원회는 전학조치를 취소하고 '출석정지 4일 및 특별교육이수 5시간'을 결정했다.
 
그러나 B양의 부모가 재심을 청구하자 경기도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는 다시 A양의 전학조치를 결정했고, A양의 어머니가 이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양이 신체적·물리적인 폭력에는 이르지 않았고 출석정지 4일 등의 조치를 이미 이행했다는 등의 이유로 전학조치는 지나치다며 이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두 학생 사이에 물리적 폭력은 없었으나 피해학생의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던 것으로 보이고 두 학생이 결국 화해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하면 전학 처분이 지나치다고 볼 수 없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A양 측의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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