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망설이다 현장 도착한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

[코리아프레스 = 김유진 기자] 자살을 시도하려던 50대 남성이 학생들의 따뜻한 관심으로 다시 생명을 이어가게 됐다.
 
25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40분께 만취한 박모(55)씨가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북단 난간에 걸터앉아 뛰어내리려는 것을 지나가던 계명대 학생 김정은(21·여)씨와 이수현(22·여)씨가 발견했다.
 
두 학생은 즉시 생명의 전화에 신고한 뒤 박씨를 붙잡고 적극적으로 투신을 만류했다.
 
이들이 "올라와서 차 한잔하자. 제발 다시 한 번만 생각해달라"고 간곡히 설득하자 투신을 망설이던 박씨는 신고 직후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20여년 전 사업 실패 후 가족들과 헤어져 홀로 지냈으며 최근에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후암동의 월세 방에서 나와 노숙자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구조 당시 박씨의 지갑 안에는 조카의 연락처가 적힌 메모지가 들어 있었다.
 
박씨는 경찰관에게 자신의 통장을 보여주며 "조카가 매달 10만∼20만원을 보내주고 있다. 조카를 꼭 만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아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다.
 
한편 박씨를 구한 학생들은 서울에 놀러 와 한강 경치를 구경하다 다리에 놓인 가방과 벗어놓은 신발을 발견한 직후 누군가가 흐느끼는 소리에 난간 쪽을 쳐다봤다가 박씨를 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박씨가 구조되자 "이제 괜찮으신 거냐. 살아서 다행이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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