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게 희망 주고 싶다" 8년만의 링으로 복귀

[코리아프레스=유찬형 기자] 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최용수(43)가 마흔 셋, 선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에 링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권투위원회(KBC)는 25일 최용수가 이번 주 안으로 선수 등록을 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최용수가 링으로 돌아오는 것은 2003년 1월 세계복싱평의회(WBC) 세계타이틀전에서 시리몽콜 싱마나삭(태국)에게 판정패한 뒤 12년만이고, 격투기까지 포함하면 2006년 12월 K-1에서 일본의 마사토에게 기권패한 후 8년여만에 복귀하는 것이다.

최용수는 선수로서 체력과 기량을 회복하는 과정을 거쳐 오는 8월 복귀전을 치를 계획이다. 상대로는 일본인 베테랑이나 그보다 20살가량 어린 한국 챔피언이 거론되고 있다.

최용수는 격투기 선수가 아닌 복서로 은퇴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소망을 이룸과 동시에, 복싱을 사랑했던40∼50대 중년 팬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글러브를 다시 끼게 됐다고 KBC를 통해 복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중년은 직업적으로나 가정적으로나 힘든 시기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아직도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용수는 199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복서로 이름을 날렸다. 통산 전적은 34전 29승(19KO) 4패 1무이다.

1993년에 21살의 나이에 한국 챔피언에 올랐으며, 이후 3개월만에 동양챔피언이 됐다. 이어 1995년 10월 아르헨티나 원정에서 우고 파스를 10회 KO로 꺾고 세계권투협회(WBA) 슈퍼페더급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2차 방어전에서 올란도 소토(파나마)에게 두 차례 다운을 당한 뒤 역전 KO승을 거두는 등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는 등 여러 차례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지만, 1998년 8차 방어전에서 일본의 미타니 야마토에게 판정패하며 타이틀을 내줬다.

이후에도 챔피언 타이틀에 도전했지만 시리몽콜에 패배하며 챔피언의 지위를 되찾는 데 실패한 바 있다.

한국 프로복싱은 WBA와 WBC 양대 기구를 기준으로 지인진이 2007년 7월 WBC 페더급 타이틀을 자진 반납한 뒤 8년간 챔피언이 없는 상태다.

'중년 복서' 최용수가 다시 한번 한국 복싱계를 들썩이게 하고, 중년 복싱팬들에게 희망도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