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침체된 세운상가 일대가 도시재생으로 다시 태어난다.

단절된 보행데크를 연결하고 노후한 곳은 보수해 거점 공간으로 재생, 관광객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의 '세운상가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을 24일 발표했다.
 
세운상가는 지난 1968년 세워진 국내 최초 주상복합 건축물이자 유일한 종합 가전제품 상가로 호황을 누리다 강남, 용산 등 대규모 개발에 따른 도심 기능 이전으로 쇠퇴의 길을 걸어왔다.
 
이후 2009년 '세운 녹지축 조성사업'에 의해 전면 철거될 계획이었으나 경기침체, 산업생태계 교란 등의 우려로 지난해 3월 허물지 않기로 최종 결정됐다. 대신 문화·관광과 연계한 도심산업 거점으로 조성해 주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촉매제로 활용키로 했다.
 
도시재생은 7개 건물 총 1km 구간으로 2단계로 구분해 추진된다. 시는 우선 1단계로 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 구간을 공공선도를 통해 활성화할 계획이며, 2단계 구간인 삼풍상가~진양상가는 소유자 및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추진할 계획이다.
 
'세운상가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의 주요 내용으로는 ▲단절된 보행데크 연결을 통한 입체 보행 네트워크 구축 ▲세운상가 데크 활용 및 주변 축제와 연계한 다양한 집객유도 프로그램 운영 ▲세운상가와 주변구역에 거점공간확보를 통한 산업생태계 유지 등이 담겼다.
 
먼저 2005년 청계천 복원 때 없어진 세운상가 가동과 청계상가를 잇는 공중보행교도 다시 만든다. 보행교 철거는 지역 상권 침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보행교 디자인은 청계천 경관을 고려해 미적 수려함과 기능이 담보될 수 있게 전문가를 대상으로 국제공모할 계획이다.
 
종로구간은 20m 폭의 종묘 어도를 고려해 광폭 건널목을 신설하고, 세운·청계·대림상가의 낡은 보행데크도 정비한다.
 
세운초록띠공원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개편한다. 시는 앞서 세운상가 완전 철거를 전제로 공원 조성에 967억원을 선투자했지만 계획이 변경되면서 사업자로부터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해당 자리에 좋은 녹지를 확보하기 위해 투자한 것이라고 본다"며 "문화공간 조성에는 그렇게 큰 예산이 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또 청계천 방문객이 자유롭게 보행교를 통해 종묘와 남산으로 갈 수 있게 엘리베이터 등 입체적인 보행 인프라를 설치할 계획이다.
 
보행로 확보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박물관과 원하는 물건을 장인이 만들어주는 주문제작소 등도 조성한다.
 
시는 세운상가군의 기존 산업생태계를 21세기형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전성기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세운상가군에는 하나의 거대한 공장으로 기능하는 산업생태계가 남아있다고 시는 설명했다.
 
시는 상가 내 공실을 활용해 도심산업 체험공간과 전시실, 창업 지원 거점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개발시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도심산업지원센터와 중소규모 공방도 다양하게 확보해 임대료 상승을 막는다.
 
아울러 고령이 돼 사라질 위기에 놓인 장인들의 기술력이 계승되도록 '세운 장인상'을 올해 처음 선정해 기술 전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장인상 수상자는 전기·조명·기계금속 등 분야별 업종을 조사하고 종사자 인터뷰,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 선정한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세운상가는 서울의 도시·건축적 유산일 뿐 아니라 역사·문화·산업의 복합체로서 새로운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지닌 공간"이라며 "세운상가 재생을 통해 주변지역까지 활성화 되는 것은 물론, 서울 도심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수평적 랜드마크로 재탄생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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