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프레스 = 조희선 기자]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92조7000억원에서 1월 말 93조9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 증가했다. 적금 규모 역시 12월 말 7조1200억원에서 7조1300억원으로 1000억원 가량 늘었다.

2%에도 못 미치는 초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예·적금 예치금액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불안 요인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된 까닭이다. 이와 함께 지나친 위험부담을 경계하는 투자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중위험-중수익' 자산으로 자금 유입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액 자산가들 역시 안전성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뚜렷해져 '중수익-중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었다. 시중 금리보다 1~2%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에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흐름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지난 한해 원화예금이 8조5000억원 증가했다. 지난달(1월) 예금이 1조원 가량 감소했지만 연말 들어온 상여금을 인출하는 수요 등 계절적 요인이 강했다. 이런 가운데 '중위험-중수익' 상품판매와 직결되는 KB금융그룹의 신탁 수수료 수입은 지난해 3201억원이 증가해 지난 2013년 2540억원과 비교해 661억원이 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12월 예금수신 역시 5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전년동월 2조2000억원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예·적금이 저금리 때문에 줄어들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더해 '중수익-중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도 조금씩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 역시 "저금리 상황에도 시중의 위험회피 성향이 워낙 강해 예·적금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정기 적금 재연장률이 50%로 평소 70~80%에는 못미치지만 오히려 신규 적금 유입금액이 늘면서 전반적인 적금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액 자산가 역시 투자 대상으로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눈을 돌리고 있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장은 "최근 고객들의 금리수준에 대한 기대가 낮아져 예전엔 10%가 기대치였다면 요즘은 3~4%만 돼도 큰 수익률로 생각한다"며 "원금이 어느정도 보장되고 수익도 거둘수 있는 원금보장형 ELS가 인기가 높다"고 밝혔다. 박 센터장은 이와 함께 "달러 예금이나 달러 보험 등 달러에 대한 투자도 꾸준하다"고 밝혔다.
 
이시정 씨티은행 반포지점 PB팀 팀장은 "국내경제가 저성장으로 일관하다보니 국내보다는 유럽·일본·중국 주식 쪽으로 국가별 분산투자에 나서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예전엔 국내 투자비중이 50%가 넘었다면 지금은 40%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ECB(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 기대감으로 유럽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이 30%를 넘는 고객도 있다"며 "일본 10%, 중국 10% 등을 투자하는 등 이전과 달리 국가별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제시했다.
 
김강윤 신한은행 PWM(개인자산관리) 스타센터 팀장도 "중위험-중수익에서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원금보장형 펀드나 경험적으로 투자수익을 냈던 ELS 등이 여전히 인기"라고 밝혔다. 그는 "ARS(절대수익스왑상품)과 같은 ELB(파생결합사채)나 원금보장 조건을 단 유럽전환사채펀드도 꾸준히 인기를 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