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로 운전석 옆자리 유리문 깨뜨려 현금 훔쳐 달아나

[코리아프레스 = 김유진 기자] 전국을 돌며 택시에서 돈을 훔친 택시털이범이 결국 덜미를 잡혔다.
 
장모(38·무직)씨는 나사돌리개(드라이버)를 이용해 택시 운전자석 옆자리 유리문을 깨뜨려 동전과 지폐 등 현금을 훔쳐 달아나는 수법으로 지난해 9월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총 253대의 택시에서 2670여 만원을 훔친 혐의로 구속됐다. 부숴진 택시 유리문의 피해액만도 3800여 만원에 이른다.
 
그의 범행은 광주를 비롯해 서울·부산·대구·인천·대전·울산·경기·충남·경남 등 전국 각지에서 벌어졌다.
 
범행 시각은 자정부터 오전 6시 사이, 많게는 하루 10대의 택시를 턴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장씨가 택시 유리문을 깨뜨리는데 불과 3초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차량보다 현금 보관의 가능성이 높은 택시만을 노렸다.
 
장씨는 범행지 인근 편의점에서 훔친 동전을 지폐로 바꿨다. 종업원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여러 편의점을 돌며 동전의 무게감을 덜어나갔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나 승용차 이용도 삼갔다. 도시 간 이동은 고속버스만을 통해 이뤄졌다.
 
피해 신고가 잇따르자 경찰은 사건 현장 주변 CCTV 231대의 녹화장면을 분석해 장씨가 버렸던 커피병과 담배꽁초, 배뇨한 소변 성분까지 수거하는 등 철저한 DNA 분석에 나섰다.
 
이 과정에 범행 장소 주변 편의점에서 동전을 지폐로 교환하는 장씨의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또 장씨의 범행 패턴을 파악, 다음 범죄지로 예상되는 대전과 대구 지역 고속버스 터미널로 형사들을 급파했다.
 
두 곳에서 일주일 간 잠복을 이어가던 경찰은 결국 지난 2일 대구에서 장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절도) 위반 혐의로 장씨를 구속했다.
 
한 피해 택시기사는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기사들의 생계수단인 택시를 망가뜨려 놨다"며 "물질· 시간적 피해가 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9일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 김영래 강력2팀장은 "현금 뿐만 아니라 유리문 파손에 따른 피해, 수리시까지 영업을 하지 못하는 등의 보이지 않는 피해로 택시운전자들이 많은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또 "영업이 끝난 뒤 택시를 주차할 때는 차량 내 현금을 반드시 챙겨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전자들의 주의를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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