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대변인"아동 폭력 용인으로 비치는 것 경계,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함"

[코리아프레스=유찬형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언에 교육계의 해묵은 문제 중 하나인 체벌의 정당성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AP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며 교황은 5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 행사에서 버릇없는 아이에게 매를 드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황은 이날 모인 7천여명의 군중에게 부권을 언급하며 한 아버지를 만나 상담했던 일을 소개했는데, 그 아버지는 교황에게 "때때로 아이들을 체벌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모욕감을 느끼지 않도록 절대 얼굴은 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교황은 "잘한 일"이라며 "그 아버지는 존엄성을 지켰다"고 평가했다.

또 교황은 아버지들이 아이들의 잘못을 눈감아주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말고 엄하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발언은 교황이 지난달 가정에서 아버지의 권위를 되찾을 것을 촉구한 데 이어 나왔다.

교황은 "아버지들이 자녀와 친구처럼 지낼 필요가 있지만, 친구로만 대한다면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교황이 체벌에 대해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자녀 훈육 방법과 교황청 정책에 대한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의 이번 발언에 대해 토머스 로시카 교황청 대변인은 교황의 발언이 아동 폭력의 용인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하며 아이들이 제대로 클 수 있도록 돕는 방법에 관해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유엔 아동인권위원회는 가톨릭 학교와 기관에서 광범위한 체벌과 신체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유엔 아동인권위는 교황청에 전 세계 가톨릭 학교와 가정에서 체벌을 금지하는 자체 법안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현재 스웨덴, 독일 등 39개국에서는 가정을 비롯한 모든 곳에서 아동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부모들이 제한적인 체벌을 할 수 있게 되어있고, 19개 주는 학교에서도 학생 체벌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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