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선수권 대회 선발을 위한 피겨 주요국의 자국 대회가 모두 끝

[코리아프레스 = 김유선 기자] 세계 선수권 대회 선발을 위한 피겨 주요국의 자국 대회가 모두 끝이 났다. 그런데 점수가 수상하다.

애슐리 와그너(23 미국)는 1월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US 챔피언십’ 여자 싱글 부문서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애슐리 와그너가 받은 점수는 쇼트프로그램 72.04점과 프리스케이팅 148.98점을 더한 총점 221.02점이다. 이로써 애슐리 와그너는 오는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 자격을 손에 넣은 것이다.
 
하지만 이번 애슐리 와그너의 점수는 논란이 많다. 그 이유는 지난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연아(24)가 세운 세계신기록이 쇼트프로그램 76.12점, 프리스케이팅 150.06점, 총점 228.56점이였기 때문이다.
 
애슐리 와그너가 프리스케이팅에서 가장 고난이도 연기를 펼친 것은 맞다. 애슐리 와그너는 이번 대회에 처음으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들고 나왔다. 이 점프는 김연아의 첫 점프로, 김연아의 시그니처 점프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트리플 점프 중 트리플 악셀을 제외하고 가장 어렵다는 트리플 러츠 뒤에 또 다른 트리플 점프를 연결해 뛰기가 가장 어려운 콤비네이션 점프로 유명하다. 애슐리 와그너는 프리스케이팅에서 이 점프를 성공시키기는 했지만 가산점이 1.30점이나 붙어 의문을 남겼다. 참고로 김연아가 지난 2013 세계 선수권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받은 가산점이 1.40점이었다.
 
애슐리 와그너의 이번 점수가 자국 대회에서 세운 점수이기 때문에 비공인 점수이긴 하지만 프리스케이팅 점수가 김연아의 ‘조지 거쉰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와 약 2점 차이도 나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심지어 이번 애슐리 와그너가 받은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미국 피겨의 전설 ‘미셸 칸(34)’도 받지 못한 148.98의 점수였다. 자국 대회가 공인 국제 대회에 비해 선수들에게 점수를 퍼주는 것이 관행이긴 하나 점점 정도가 심해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전년도 우승자인 디펜딩 챔피언 그레이시 골드(19)는 총점 205.54점으로 2위를 기록했다. 카렌 첸이 폴리나 에드먼즈(16)를 제치고 총점 199.79점으로 3위에 올랐다.
 
한편, 러시아도 만만치 않다. 지난 2014년 12월에 있었던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여자 싱글 부문에선 엘레나 라디오노바(16 러시아)가 우승을 차지했다. 라디오노바의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연기와 스핀은 보기 좋았지만 점프 스케일, 랜딩 자세, 전체적인 연기의 흐름에는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그럼에도 라디오노바는 쇼트프로그램 74.03점, 프리스케이팅 143.32점, 총점 217.35점을 받았다.
 
김연아가 지난 2013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 ‘뱀파이어의 키스’로 69.97점, 프리스케이팅 ‘레미제라블’로 148.34점, 총점 218.31점이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러시아는 종합 4위까지 선수들이 200점을 넘긴 점수를 받았다.
 
언제부터 200점이 이렇게 넘기 쉬운 점수였나 싶을 정도다. 미국 챔피언 애슐리 와그너의 최근 국제 대회인 그랑프리 파이널 점수는 189.50점이었고 러시아 챔피언 엘레나 라디오노바의 파이널 점수는 198.74점이었다. 미야하라 사토코가 그랑프리 시리즈 6차 대회에서 받은 점수는 179.02점이었다.
 
미국의 저명한 피겨스케이팅 전문 기자 필립 허쉬는 ‘US 챔피언십’이 끝난 뒤 “심판들이 미쳐 날뛰고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한편 오는 29일부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유럽 피겨 선수권 대회’가 열린다. 과연 선수들의 점수가 어느 정도로 책정되는지 지켜볼 재미가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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