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관계자의 발언에 미국 정보당국의 '소니 해킹 예방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미국 정보 당국이 대략 4년 전부터 북한 정부 네트워크 및 북한 컴퓨터에 잠입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에서는 정보 당국이 소니 영화사 해킹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정보 당국은 소니 해킹이 북한 소행이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결국 자승자박의 꼴이 되어 버렸다. 이제는 북한의 소니 영화사 해킹을 왜 막지 못했는지 변명거리를 찾아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미국 국가안보국 NSA가 4년 전부터 북한 정보통신망에 침투해 있었다는 뉴욕타임스의 보도는 미국 정보 당국의 입장에서 기존 정보 수집 경로가 공개적으로 밝혀졌다는 점에서 극히 불리한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이 사실이 보도된 데에는 소니 해킹이 북한 소행이 아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일부 민간 인터넷 전문가들의 견해를 반박하는 차원으로 해석되었다. 하지만 이 보도를 통해 '북한의 소행이 틀림 없다'고 확정적으로 발표했던 미국 정보 당국에게 '네트워크에 침투해 있었으면서 해킹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미국 정보 당국인 NSA (미국 국가안보국)의 외관.
미국 정보 당국인 NSA (미국 국가안보국)의 외관.

미국의 한 IT 정보기술 전문지는 "NSA가 북한 전산망에 침투해 있었다면 미국 컴퓨터를 지키기 위함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어야 하지만, 해킹 사건이 터지도록 내버려둔 것은 NSA가 해야할 일은 하지 않고 낮잠을 잔 셈"이라고 통렬히 비판했다. 또 다른 전문지는 "소니 해킹이 북한 소행이라는 증거들이 해킹 사건 이전에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한주 기자 hjkim@kore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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