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기념일을 맞아 미국에서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 흑인의 70%는 미국이 아직까지 '피부 색깔이 좌우하는 사회'라고 답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 방송이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공동으로 실시한 이번 여론조사에는 미국 성인 800명이 조사 대상이 되었다. 그 결과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개개인이 평가받는 날이 올 것이라는 킹 목사의 꿈이 실현됐다고 답변한 사람은 전체의 54%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20세기 중반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로 활약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당시 모습
20세기 중반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로 활약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당시 모습

한편 흑인만 놓고 보면 29%만 동의했고, 70%는 동의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답해 아직까지도 미국에 잔존하는 인종차별적인 대우를 실감하게 했다. 이 조사에 참여한 히스패닉 역시 45%는 동의하지만 55%로 과반수의 답변은 모두 '아직까지는 피부색이 어느 정도 평가에 적용되는 사회'라고 답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 조사에서는 흑인들의 56%가 동의할 수 없다고 답해 취임 당시에는 지금보다 인종 차별에 대한 인식이 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첫 흑인 대통령 취임에 반짝 사그러들었던 인종 차별적인 대우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는 가운데 인권 운동가들의 또 다른 움직임이 예고되고 있다.

김한주 기자 hjkim@kore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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