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졸업요건 갖추지 않은 학생, 학적에 등록돼 있어야 재학생"

[코리아프레스 = 김유진 기자] 교육부가 '졸업유예제' 폐지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는 재학생의 의미를 ‘학적에 등록된 학생’으로 한정했다.

이에 따라 졸업학점을 이수했으나 졸업논문 등을 제출하지 않은 '수료생'의 경우 앞으로는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것이 어렵게 됐다. 이번 조치로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재학생 신분을 유지할 수 있는 '졸업유예제도'를 폐지하는 추세가 대학가에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의 '대학구조개혁에 따른 통계처리 지침'을 각 대학에 안내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이수학점을 모두 충족했으나 졸업요건을 갖추지 않은 학생의 경우 학적에 등록이 된 경우에만 재학생으로 보는게 맞다"며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도 학적에 등록되면 재학생으로 포함시키도록 대학에 안내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학적부에 올라와 있는 학생을 뜻하는 '재적생'은 보통 재학생, 휴학생을 포함한다. 학점은 이수했지만 졸업요건을 채우지 않은 '수료생'의 경우 각 대학이 학칙으로 신분을 정하도록 돼 있어 학교마다 기준이 제각각이다.

대학들은 그동안 이수학점을 충족했으나 논문 미제출 등으로 졸업요건을 갖추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 돈을 내고 추가 학점을 수강하지 않아도 재학생 신분을 유지해 주는 '졸업유예제'를 시행해 왔다.

하지만 최근 '졸업유예제'를 폐지하고 학점을 등록해야만 재학생 신분을 유지해 주는 추세가 확산되는 추세다.

이수학점을 모두 취득한 학생이 정규학기(8학기) 이상을 다닐 경우 신청학점 3학점 이하인 경우 등록금의 6분의 1, 6학점 이하는 등록금의 3분의 1을 납부하고 있으며 10학점 이상은 등록금 전액을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일례로 이화여대는 올해부터 '과정수료제'를 도입했다. 필수 이수학점을 모두 취득했으나 졸업논문이나 영어성적 등 졸업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과정수료 처리한다.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려면 최소 1학점 이상 수강하고 등록금의 6분의 1 이상인 60만원을 납부해야만 한다.

이화여대는 이런 제도 도입이 '재학생 신분을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한다'는 비판이 일자 입장을 바꿔 학점을 등록하지 않은 '과정수료생'도 종전처럼 재학생 신분을 유지해주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당초 과정수료생을 신설해 졸업논문을 쓰지 않은 학생은 재적증명서만 발급해 주기로 했었다"며 "하지만 학점 등록 없이도 재학생 신분을 유지해 달라는 학생들 의견에 따라 재학증명서도 발급해 주는 등 재학생 신분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상당수 대학에선 논문을 제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졸업을 하지 않은 학생들도 재학생으로 인정받으려면 '등록'을 해야 하므로 학생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국대의 경우 그 동안 졸업 학점을 이수했으나 논문을 미제출한 학생은 10만원만 납부하면 재학생 신분을 유지해 줬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1학점 이상 수강해야 재학생으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만약, 학점을 이수할 필요가 없어 학점을 등록하지 않으면 재적생으로 분류시킬 방침이다.

건국대 관계자는 "그동안 졸업요건을 갖춘 졸업자가 논문을 일부러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 후에도 미제출로 변경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논문 제출을 조기에 유도하고 현행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를 막고자 졸업연기와 동일한 조건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교육부는 건국대나 한국외대, 서강대 등과 같이 수료생을 재학생에서 제외시키는 것에 대해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사제도는 대학의 학칙으로 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수료생을 제적생으로 분류한다고 해서 조치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수료생이 학적에 등록이 안 되어 있다면 재적생으로 보는게 맞고 학적에 등록되면 재학생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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