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로 모은 1억원 학교에 기부하고...11일만에 세상 떠나

[코리아프레스 = 김유진 기자] 평생 농사일 등으로 모은 1억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전해줬던 김경수(81·구좌읍 송당리)할머니가 16일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지난 5일 김 할머니는 장학금 및 발전기금으로 1억원을 제주대학교 허향진 총장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이 기탁금은 4·3사건으로 어머니를 여의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 마저 별세하는 등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낸 김 할머니가 농사일과 소일거리를 하면서 받은 일당 등을 저축해 모은 것이다.

김 할머니는 어린 시절 가난하고 불우한 환경 탓에 공부를 하지 못한 것을 천추의 한으로 여기고 살아왔다고 한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김 할머니는 힘든 몸을 이끌고 제주대에 직접 방문해 기금을 전달하면서 주위에 감동을 불러 일으켯다.

기금 전달식에서 김 할머니는 "가정의 어려움으로 못다 이룬 학업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이번 장학금을 기탁하게 됐다”며 어려운 학생을 위해 돈을 써달라는 당부를 남겼다.

진정한 나눔의 기부 정신을 보여준 김 할머니는 안타깝게도 기금 전달식 후 11일이 지난 16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발인은 오는 20일 함덕제주장례예식장에서 이뤄진다.

둘째 아들 홍충희 제주시 해양수산과장은 “어머니는 평생을 농사만 지으며 6남매를 키워냈다”며 “마지막으로 사회에 봉사를 하고 가신 것 같다. 우리 어머니지만 참 대단하신 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