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한기웅 교수, 2월 6일부터 19일까지 모나쉬 대학 초청 전시회

호주전시 준비 중인 강원대 한기웅 교수
호주전시 준비 중인 강원대 한기웅 교수

업사이클링은 숙명 같은 것

그는 에너자이저다.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활력을 주는 그런 사람이다. 가끔은 너무나 활력에 찬 삶을 사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나이를 잊게 될 때도 있다.
 
1952년생, 용띠. 정확히 우리나이로 치면 그는 올 해 예순 넷이다. 현재 그는 강원대학교 문화예술대학 디자인학과 교수이며, 지난해까지 한국의 산업디자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72년 설립된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Kaid) 제9대 회장으로 선출돼 2년간의 임기를 마쳤다. 그뿐만이 아니라 현재는 지역개발에 디자인을 접목시키고자 2009년 설립한 사)내포디자인포럼의 이사장이기도 하며, 지난 2010년 1월에 설립한 벤처기업 주)에코스톤코리아의 대표다.
 
그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폐목재와 폐석재를 활용한 제품 디자인에 매달려 왔다. 제직 중인 강원대가 있는 춘천을 비롯해서 강원도 곳곳에 산재돼 있는 폐광산의 갱목과 간벌된 나무들, 그리고 처치곤란인 폐광물을 어떻게 하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지역의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그는 늘 고민해 왔다. 지금도 강원대 그의 연구실과 집이 있는 충남 서산시 마애조형연구소에는 무수히 많은 폐목재와 폐석재 디자인 제품들이 그동안의 노력을 대변하듯 쌓여 있다.
 
폐목재를 이용한 업사이클링 제품
폐목재를 이용한 업사이클링 제품
 
“업사이클링은 자원 재활용을 통한 온실가스 저감 등 단순한 자연보호 활동을 넘어 디자인 접목을 통한 재화로서의 가치 상승이라는 경제적 효과도 창출합니다. 일반 제품과 비교했을 때 결코 싼 가격이 아님에도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로 제품이 인기몰이를 하는 건 이 같은 가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그는 지난 2010년 1월, 벤치기업 주)에코스톤코리아를 설립했다. 에코스톤코리아에서는 버려진 폐석재를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환경제품(아트펜스, 아트벤치, 가로등 주 등)을 주로 생산한다. 일천한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주)에코스톤코리아는 지난해 환경부 주최 친환경제품 공모전에서 친환경 아트펜스로 환경부장관상(최고상)을 수상했고, 강원환경청 주최 업사이클링 제품 공모전에서도 최우수상인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에코스톤코리아는 지난 2009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녹색성장기업으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아 실험실 창업교수로 선정되어 디자인에서 생산, 판매까지를 전문으로 하는 신생 기업입니다. 대학원 석·박사 과정의 학생들과 함께 10여 년 동안 강원도의 삼척, 태백, 영월등지에 산재되어 있는 석탄 폐석재의 재활용에 대한 연구를 추진하여 온 것이 오늘의 기업을 창업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가 되었습니다. 폐광촌에 방치되어 있는 강원도 산지의 석탄 폐석재에 대한 재활용 연구는, 우리들에게 숙명적으로 다가온 연구과제로서 포기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천연석의 조형물처럼 아름다운 에코스톤코리아의 제품은 자연석의 석분을 주재료로 생산되는 폴리머콘크리트 및 섬유강화 석재복합신소재로 제조되는 친환경 제품들이다. 특히 이들 제품은 해변의 염분이나 도로변 염화칼슘에도 전혀 부식되지 않으며 산성비 등 자연 재해에도 강한 내부식성의 반영구적인 제품이다. 지난해 10월, 에코스톤코리아의 제품들은 동북아 국가간 협력에 의해 개최되는 GTI국제무역 투자박람회에 출품돼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캐나다 등 10여개국 기업과 국내외 많은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은바 있다.
“카라라를 비롯한 이탈리아의 대리석 채석장에서 쏟아져 나오는 자투리 석재를 이용한 굿 디자인 상품이 세계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음을 일찍부터 알고 있던 터이기에, 저는 강원대학교 부설 석재복합연구소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재활용 제품생산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그는 현재까지는 디자인 및 관련 업계가 중심이 돼서 이끌고 있는 업사이클링이지만 앞으로는 각 산업계가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서 중요도가 높아 보인다고 전망한다.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지속될 글로벌 화두인 ‘환경 및 자원 보호’에 효과적인 동시에 부가가치까지 창출하는 것이 바로 업사이클링이라는 것이다.
폐석재를 업사이클링한 아트펜스와 벤치
폐석재를 업사이클링한 아트펜스와 벤치
 
“우리 기업들이 업사이클링의 가치에 주목하고 하루 빨리 활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는 2월, 호주 모나쉬 대학 초청 전시
 
아무튼 그는 오는 2월 6일부터 19일까지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에 위치한 모나쉬 대학(Monash University)의 초청을 받아 버려진 폐석재와 폐목재를 재활용한 업사이클링(upcycling) 디자인전을 개최한다. 환경과 자연보호에 심혈을 기울이며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의 본 고장으로 손꼽히는 호주에서의 전시회라 그 귀추가 더더욱 주목된다.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 재활용하는 기존 리사이클링(recycling)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재활용. 그의 업사이클링에 대한 고집이 국내는 물론 세계속에 거침없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그는 해낼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그의 앞길에는 거침이 없었으므로.
 
미국에서 발행되는 세계적인 인명사전 ‘마르퀴즈 후즈후 인더월드 2010년판(The 27th Edition of Marquis Who's Who in the World, 2010)’에 그의 이름이 오를 때 그들은 그의 선정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1996년부터 우리나라 최초로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디자인모임(약칭 “뜻을 함께한 모임”)을 결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디자인전을 꾸준히 이끌어 왔으며, 최근에는 지구촌 환경보호를 위한 그린(Green)디자인 연구로 산업자원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디자인대전에서 대회장상(추천작가상)을 수상하는 등 뛰어난 연구업적을 이룩하였다’고. 또한, ‘한국디자인대학원연구협의회 회장과 사단법인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우리나라 산업디자인 발전을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그로부터 5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그는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의 회장직을 성실히 수행하였고,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디자인은 물론 농촌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고 있다. 1979년 홍익대와 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 학사와 미술학 석사를 받고, 1978년부터 1983년까지 삼성전자(주)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1984년부터 1988년까지 동서울대학 공업디자인과 교수를 거쳐 1988년부터 현재까지 강원대학교 문화예술대학 디자인과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그는 한 순간도 그렇게 제품디자인과 환경디자인의 끈을 놓아 본 적이 없다. 과연 끝간데 모르는 그이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2013년 그가 출간한 책의 제목이 말해준다. ‘모든 것은 디자인으로 通한다’.
호주 전시회 도록
호주 전시회 도록
 
 이제 그는 오는 2월 한국 업사이클링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주려 보무도 당당하게 디자인 선진을 자랑하는 호주로 떠난다. 그러나 그는 반드시 성공적인 전시회를 마치고 반가운 소식을 전할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 그의 모든 것은 디자인으로 通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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