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비문건으로 추정되는 다량의 문건 인터넷에 공개해 화제...

최근 프랑스에서 벌어진 살인 테러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극단주의 무장집단 '이슬람국가(IS)'의 소속원임을 자칭한 의문의 해커가 미국 국방부 전산망에서 빼낸 비밀자료라며 다량의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했다. 이 해커는 12일(현지시간) 미군 중부사령부의 트위터 계정을 절취하고 계정이 정지되기 전까지 위와 같은 주장이 담긴 글을 수 차례 게재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IS에 대한 미국과 세계 각국의 동맹군들의 공습 작전을 통제하고 관할하는 부서이다.

이 해커는 미국 국방부의 네트워크를 해킹했다고 밝히면서 미군 중부사령부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의 군인들이여, 우리가 오고 있다. 등 뒤를 조심하라. ISIS"라는 섬뜩한 메시지를 남겼다. 해커는 자신들을 '사이버 칼리프국'으로 지칭하고 있으며 '사이버 지하드', 사이버 공간에서의 이슬람 성전을 수행할 것임을 예고했다.

또한 "미국과 그 위성국가들이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우리 형제들을 죽이는 동안 우리는 너희의 네트워크와 개인 디바이스에 침입하고 있었으며, 너희의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는 "이교도 불신자들이여, 너희에게 자비는 없을 것이다"라며 "ISIS는 이미 여기 있고 우리는 모든 군 기지에 있는 너희의 PC에 있다"고 말했다.

IS의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이 해커는 "너희와 너희의 아내, 아이들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알고 있다. 미국 군인들이여! 우리는 너희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글을 올렸다. 중부사령부의 유투브 계정 역시 이 해커에게 해킹당했다. 이 해커는 중부사령부의 유투브 계정으로 '전쟁의 불꽃'과 '진실의 병사들이여 전진하라'라는 제목의 IS 선전 영상 2건을 게재하였다.

한편 이 같은 사태에 대해 미국 국방부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가 실제로 국방부 네트워크 해킹을 통해 유출된 극비문건인지 등 더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커가 인터넷에 공개한 파일 일부는 북한과 중국 내의 병력 배치에 대한 정보, 정탐, 정찰 등의 현황이나, '전쟁 시나리오'로 보이는 자료가 지도와 사진과 함께 표시되어 있다. 또 퇴역한 장성의 명단, 미군부대의 위치 등으로 추정되는 자료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해커가 게시한 내용 중 극비로 취급되는 기밀 정보는 없는 것 같아 보인다며 인터뷰했고, 또 다른 관계자 역시 국방부 보안 상의 위협이 될 만한 내용은 없는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백악관ㅇ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대규모 정보 유출과 트위터 계정 해킹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혀 트위터 계정 해킹 사건에 대해서는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비록 실제 기밀 자료가 유출되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오바마 대통령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발표와 같은 시점에 해킹이 이뤄졌다는 점을 미뤄 짐작할 때 '미국 정부 흠집내기'라는 의도는 충분히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한주 기자 hjkim@kore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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