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판매중인 저가형 휴대전화.
인기리에 판매중인 저가형 휴대전화.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7일부터 '저렴한 이동통신' 알뜰폰을 가까운 우체국에서 가입할 수 있다.

26일 통신업계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전국 226개 우체국이 27일부터 알뜰폰 수탁판매에 나선다.

알뜰폰 사업자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한다. 망 투자 및 운영 비용이 들지 않아 이동통신사보다 요금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유통망과 홍보가 부족해 이용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우체국 판매로 이용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가입자를 늘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우체국에 마련된 알뜰폰 가입 전용 창구에 가면 알뜰폰 전담 직원에게서 요금제와 단말기에 대한 설명을 듣고 가입을 신청할 수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수탁판매를 위해 전담 직원을 선발하고 교육을 진행했다.

우편, 금융 등 다른 업무를 위해 우체국을 찾은 주민들도 자연스럽게 알뜰폰을 인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우체국에서 알뜰폰을 판매하는 사업자는 에넥스텔레콤, 유니컴즈, 아이즈비전[031310], 에버그린모바일, 프리텔레콤, 머천드코리아 등 6곳이다.

초기에는 유통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업체 위주로 참여하지만 사업이 정착하면 참여 우체국과 업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협회)는 "우체국 판매를 전국 3천700개 우체국으로 확산하기에 앞서 226개 주요 우체국을 중심으로 하는 시범사업에는 초기 6개 사업자가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사업자의 상품이 한 데 모이면 경쟁이 발생하게 되고 알뜰폰 서비스의 품질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6개 사업자는 일단 총 18가지 요금제를 우체국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이용자는 가격과 서비스 구성 등을 비교해 마음에 드는 요금제를 선택하고, 해당 요금제를 지원하는 단말기 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단말기는 수일 내 택배 등으로 배달받는다.

번화가와 주택가 곳곳에 있는 수많은 이동통신사의 대리점·판매점과 경쟁하기에는 미약하지만, 우체국 수탁판매 창구는 유통망이 부족한 알뜰폰 사업자들에 오아시스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알뜰폰 사업자들은 온라인 판매에 의존하던 유통망을 편의점, 새마을금고, 가전 양판점 등으로 다양화해왔다. 이달 초에는 단말기 수급을 개선하기 위해 제조사와 유통업체가 참여하는 '자급제 단말기 공동조달' 체계도 구축했다.

국내에 본격 도입된 지 3년째에 접어든 알뜰폰은 인구보다 이동전화 가입자가 더 많은 포화시장에서 서서히 점유율을 넓혀가며 지난달 말 기준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이동통신사들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보조금 경쟁을 벌이면 알뜰폰 사업자들은 가입자 유치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따라서 알뜰폰이 활성화하려면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과 시장 안정화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bbie@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