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영어 절대평가 시행은 반대가 찬성보다 다소 높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2년 연속 발생한 출제 오류 등으로 수술대에 오른 가운데, 수험생 10명 중 7명은 ‘쉬운 수능 기조’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입시업체 진학사는 지난해 12월30일부터 올해 1월5일까지 2015학년도 수능 응시생을 포함한 진학사 회원 1637명을 대상으로 '수능 제도 개선'에 관한 온라인 설문 결과 응답자의 73%가 '정부의 쉬운 수능 기조에 반대한다'고 답했다고 6일 밝혔다.

쉬운 수능 기조에 반대한다고 답한 응답자를 모의고사 성적대별로 살펴보면 1~2등급의 학생들은 81%, 3~4등급은 72%, 5등급 이하는 65%로 성적이 높을수록 쉬운 수능에 반대한다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쉬운 수능을 반대하는 이유는 '변별력이 없어서'가 전체의 58%를 차지했다. 이어 '학업분위기 악화 등 손해'라는 응답도 24%에 달했다. 응답자의 82%가 정당한 노력에 대한 보상을 원한다는 얘기다.

반면 쉬운 수능을 찬성하는 이유로는 전체의 30%가 '학업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를 선택했다. 이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어서(27%)', '학교 중심의 교육이 강화되서(24%)', '사교육 비용부담이 줄어들어서(19%)'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 시행에 관한 질문에는 찬성이 44%, 반대가 56%로 반대가 찬성보다 다소 높았다.

영어 절대평가를 찬성하는 이유로는 응답자의 57%가 '시험에 대한 부담 없이 영어를 좀 더 실용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대하는 이유로는 '수능에서 영어의 영향력 감소 및 변별력 하락' (38%)에 따라 '국어, 수학 등 다른 과목에 대한 학습부담 증가'(40%) 라는 소위 '풍선효과'를 우려한 것으로 분석됐다.

수능 개편 방식에 대한 질문에는 '1년에 2회를 실시해 더 잘나온 성적을 반영'이 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수능 등 국가시험 없이 대학이 자체기준으로 선발(24%)', '수능의 자격고사화(22%)',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도입(13%)'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수능시험제도가 당일 컨디션에 따라 대학의 당락을 가르는 다소 잔인한 방식이라는 시험제도에 대한 거부감이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마지막으로 EBS교재 수능 연계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현재 70% 연계율을 유지(26%)하거나 늘려야 한다(9%)는 응답이 35%인 반면, 폐지하거나(32%) 현재보다 줄여야 한다는 응답이 65%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진학사 황성환 기획조정실장은 "정부는 사교육 감소와 공교육 강화를 목적으로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하고 수능 영어 절대평가 도입을 발표했지만 정작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높았다"며 "현장의 의견을 담지 않은 제도 개선안은 미봉책에 그칠 수 있는만큼 현실적인 수능 제도 개선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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