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입국 거부가 오히려 기회…사회 이바지하고 싶어"

이승철
이승철

가수 이승철과 탈북 청년 42명이 광복절 하루 전날 독도를 찾아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를 부른다. 이들은 국내를 넘어 '세계 평화'를 상징하는 미국 유엔본부와 '세계 최고의 상아탑' 하버드대학에서도 공연을 펼친다.

 

지난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이승철과 탈북청소년합창단 '위드'의 독도 공연을 담은 다큐멘터리가 8~9일 밤 10시 KBS 1TV에서 신년특별기획으로 방영된다.

 

'그날에-이승철과 탈북청소년합창단 42인의 하모니'라는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는 이승철과 위드유가 8개월간 공연을 준비해 독도에서 선보이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담았다.

 

이승철은 "합창단 제의를 받고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거절했다"고 뒷얘기를 밝혔다.

"독도는 정치적이고 가수가 쉽게 손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는 게 그가 밝힌 이유다. 그러나 20대 탈북청년들이 주축이 된 위드유 합창단원들의 간곡한 부탁에 결국 수락하면서 공연 준비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승철은 "원래는 합창 지도만 하려 했는데 하다 보니 정이 들었다. (단원들만) 독도에 보내려니 마음이 무거웠다. 잘할 수 있을까 걱정돼 같이 갔다. 그다음에는 너희의 꿈이 더 크게 실현되려면 세계 인권의 중심지에서 노래해야 하지 않겠느냐 말한 것이 유엔과 하버드대 공연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얘기처럼 준비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는 "단원들의 마음을 얻기가 제일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위드유를 더 유명하고 만들고 싶고, 더 넓은 세상에 데리고 나가고 싶은데 단원들은 부담스러워했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도와주는데 왜 내 마음을 몰라줄까라는 생각에 섭섭했다.그러나 공연을 준비하면서 정이 쌓였고, 그만큼 서로 거리는 좁혀졌다.

 

이승철은 "사람 사이에 벽은 둘 중 한 사람만 쌓아도 생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 얘기에 가슴 아팠다. 새터민들에게 무언가 힘이 돼주자, 우리가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방송이 나간 이후에 새터민들이 자부심을 갖고 남한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일본 입국 거부 사건이 독도와 통일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오히려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가수생활 한지) 30년 됐다. 소셜테이너 같은 거창한 단어가 아니라 이제는 사회에 이바지하고 후배들에게 교훈이 될 일을 해보자 싶다. 그게 합창단이기도 하고 기부 활동이기도 하다. 오히려 입국 거부 사건이 좋은 일을 할 기회를 만들어줬다. 사회에 제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지 찾아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승철과 위드유 합창단의 활동은 TV 방영 이후에도 계속된다.

 

박혜수 기자 hspark@korea-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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