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 드 프랑스' 상위권 65%가 약물 사용 사실 밝혀져...

약물 복용으로 영구 제명당한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
약물 복용으로 영구 제명당한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

2014년 프랑스 도로 일주 사이클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 에서 우승을 차지한 빈센조 니발리(30·이탈리아)는 시상식에서 "나는 약물 없이 정정당당하게 정상에 올랐다"는 말을 강조했다.

우승의 순간 이 말을 강조할 만큼 사이클계는 도핑 파동에 시달려 왔다. '사이클 황제'로 군림하던 랜스 암스트롱은 도핑 사실이 드러나면서 몰락했다. 그가 "당시 사이클계는 약물 사용이 만연했었다"고 할 정도이니 그 외에도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약물을 사용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다.

스포츠 전문 정보업체 스포팅인텔리전스닷컴은 어제(3일) 암스트롱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에는 1998년부터 2013년까지 16회에 걸쳐 열린 투르 드 프랑스 대회 중 12회는 약물을 사용한 선수가 우승했다는 조사내용을 담겨있다.

이 기간 우승자 중 도핑에 걸리지 않은 선수는 카를로스 사스트르(2008년), 카델 에반스(2011년), 브래들리 위긴스(2012년), 크리스 프룸(2013년) 등 4명뿐이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7회 연속 투르 드 프랑스 정상에 올랐던 랜스 암스트롱은 우승 당시 약물의 힘을 빌린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암스트롱은 모든 수상 기록을 박탈당했을 뿐 아니라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다.

1998년부터 2013년까지의 투르 드 프랑스 상위 10위에 든 선수는 총 81명인데, 이 중 31명은 도핑으로 적발되어 공식적인 제재를 받았다. 8명은 도핑 사실이 적발됐으나 제재를 받지는 않았고, 14명은 약물 사용 의혹을 받고 있다.

즉 16년간 투르 드 프랑스 상위 10위 선수 81명 중 53명에 해당하는 65.4%가 도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포팅인텔리전스닷컴은 '그랜드 투어'로 일컬어지는 투르 드 프랑스, 부엘타 아 에스파냐, 지로 디 이탈리아 등 3대 도로 사이클 대회에 나선 대부분의 프로 사이클 선수들이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약물을 쓴 이른바 '약물의 시대'(EPO era)가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EPO는 적혈구 생성을 촉진해 지구력을 강화하지만, 대표적 금지 약물인 에리스로포이에틴을 의미한다.

그래도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의 우승자들은 도핑테스트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보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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