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사퇴 의사 수용키로

서울시립교향악단이 30일 정명훈(61) 예술감독과의 계약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향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사회에는 서울시향 이사장과 감사를 포함한 이사진 10명 전원이 참석해 예술감독 계약 만료 및 대표 이사 임기 만료 전 사퇴를 주요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를 벌였다.

임병욱 서울시향 경영본부장은 이사회 결과 브리핑에서 "이사회는 예술감독 추천 및 재계약 체결안을 예술감독 계약 연장안으로 변경해 예술감독 재임명을 포함한 서울 시향의 장기 발전 방향에 대해 시간을 두고 심도 있게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정 감독과는 기존 계약 그대로 2014년 기준으로 1년간 연장하되, 기간 내 계약조건을 변경해 재계약할 경우 새로운 계약을 맺는다는 내용이다.

임 본부장은 "재계약이 아니라 계약 연장을 결정한 것은 물리적인 시간한계와 서울시향 10주년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정명훈 감독과 상호 합의된 상태는 아니다. 이번 결정도 정명훈 감독이 수용해야 유효하다"고 말했다.

"계약 기간을 1년 연장하기로 했지만, 1년의 시간을 가지겠다는 게 아니라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최근 나온 요구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 감독이 서울시향을 사조직처럼 운영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논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런 논의들은 서울시에서 조사하고 있다. 이사회에서는 이 계약안에 대해서만 토론했다"는 것이다.

이사회는 또 정 예술감독의 계약 연장과 함께 논의된 박현정(52) 대표이사의 사퇴 의사를 수용키로 했다. 이날 애초 징계여부를 논의하기로 했지만, 전날 박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안건을 변경했다.

앞서 박 대표를 중심으로 한 서울시향의 갈등은 이달 2일부터 공개돼 주목받기 시작했다.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이 자료를 배포해 '박 대표 취임 이후 직원들의 인권은 처참하게 유린당해 왔다'고 주장하며 박 대표의 행태를 비난했다.

이어 박 대표가 "성희롱, 인사전횡 등은 직원들 음해"라고 반박하고 정명훈 예술감독이 서울시향을 사조직처럼 운영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지난 23일에는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이 박 대표가 직원들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며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박 대표에 대한 징계와 피해 당사자들의 피해 회복 조처를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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