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 친구남편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도둑질까지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목사 부인을 별 이유도 없이 살해한 4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윤모(4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 경찰과 가족에게 전한 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인 반면, 이와 상반되는 윤씨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살인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씨의 범행 수법과 동기 등을 종합하면 윤씨에게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범행에 대한 책임의 정도에 비춰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로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형량은 너무 무겁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윤씨는 지난해 9월 자신과 교제 중이던 김모씨의 친구 A씨와 그의 남편이 자신을 못마땅해한다고 생각, A씨의 집에 찾아가 그의 남편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다음 날부터 도피 생활을 시작한 윤씨는 충남 일대 교회를 중심으로 74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치고, 훔친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190여만원을 사용한 혐의도 적용됐다.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윤씨는 같은해 10월 충남 보령시 소재 한 교회 사택에 찾아가 "상담을 하러 왔다"며 목사 부인 황모씨가 혼자 있는 집에 들어가 황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기까지 했다.

1심은 윤씨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고 "교회가 낯선 사람에게도 호의적으로 대한다는 점을 악용해 수 차례 절도 범행을 벌이고 마침내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려던 교회 사모인 황씨를 살해하는 등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에 2심 역시 1심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윤씨를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시키는 극형에 처해야 한다는 검찰의 주장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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