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경전철, 시내·광역버스 등 통합 시발점 될 듯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5~8호선을 관리하는 도시철도공사가 2016년 말까지 하나로 통합된다.

서울시는 10일 오전 11시 시청 2층 브리핑룸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하철 통합혁신 추진안'을 발표했다.

이번 통합 추진 선언은 그동안 얻었던 부실기업·방만경영 등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세계 최고의 도시철도 운영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에서 비롯된 것이다.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는 지난 1994년부터 각각 지하철 1~4호선과 5~8호선을 관리해왔다.

기존에는 서울메트로가 단독으로 관리했지만 두 회사의 '비교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자 도시철도공사와 분리해 운영해왔다.

하지만 양 공사가 매년 2000억 원대 적자를 기록하면서 서울시 재정에 부담이 컸다. 또 비용 중복 등의 문제 발생으로 인해 합병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서울시는 지하철 양 공사의 통합이 이뤄지면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참여형 노사관계 정립 ▲안전성 향상 ▲서비스 개선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통합으로 인한 인력감축이나 구조 조정 등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양 공사, 노동조합 등 구성원 간 협의를 바탕으로 기존 인력을 안전보안관, 신규사업, 시설점검 분야로 재배치할 뿐 인위적인 감원은 없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지하철 양 공사를 2000만 수도권 주민에게 통합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영주체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지하철, 버스, 노면전차, 고속철도 등을 통합 운영하는 프랑스의 파리교통공사(RATP) 사례와 같이 이번 혁신이 수도권 지하철·경전철, 시내·광역버스 등 모든 수단을 통합하는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양 공사 체제 아래 산재돼 있는 열차 운행이나 관제시스템이 하나로 통일돼 지하철 안전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현재는 운영사가 달라 서울메트로 관리 노선에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도시철도공사 측에서는 곧바로 알 수 없는 불편이 따랐다.

통합을 통한 시스템 일원화에 따라 열차 내부 또는 운행에 긴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보다 신속하고 일괄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아울러 종합적인 노후 시설 관리로 적재적소, 합리적인 재투자 또한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이용객 서비스 측면에서도 개선이 이루어질 계획이다.

예컨대 현재 운영기관별 스케줄링 시스템을 통합해 환승거리, 막차시각 등을 고려한 스케줄을 최적화 시키는 방안이 추진된다.

나아가 기존 지하철이 단계적으로 건설됨에 따라 관리하기 어려웠던 환승동선·통로도 종합적인 동선 재정비가 가능해진다. 휠체어나 유모차 동선이 고려된 약자형 환승경로 구축도 가능해진다.

이같은 서울지하철 양 공사 통합은 내년 1월 '통합혁신추진단'을 꾸리고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어 4월에는 통합혁신추진단을 주축으로 경영진, 노동조합, 회계법무·노무 등 전문가, 시민단체, 시의회 등 각 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사회 전반적인 공감대를 바탕으로 6월께 구체적인 실행안을 마련하게 된다.

내년 12월까지 조례·정관 등 관계 규정을 정비하고 2016년 상반기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마무리한 다음 같은 해 말 통합 완료를 목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간 '부실, 방만' 등 부정적인 시각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지하철 운영기관이 시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인력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꾸는 쇄신을 단행할 것"이라며 "백년을 내다보는 글로벌 넘버원 서울지하철로 자리매김 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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