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 늘리는 식 미봉책으로 위험천만 누더기 원전 양산"

160개 십자가 설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그린피스 회원들.
160개 십자가 설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그린피스 회원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8일 "부실자재를 사용한 한빛원전 3, 4호기 가동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린피스는 이날 오전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빛원전은 세계 187개 원전 부지 중 4번째로 규모가 큰 곳(설치용량 기준)이다"며 "3, 4호기의 경우 부실자재 인코넬 600을 원전 핵심설비인 증기발생기와 원자로헤드에 모두 사용하고 있으며 각각 1만6428개 전열관 중 2000여개에 문제가 생긴데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자로 헤드 균열까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또 "이 부품은 지진이나 테러 등 외부적 요인 없이도 정상가동 중에 체르노빌, 후쿠시마처럼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에 해당 부품을 똑같이 공급한 웨스팅하우스, 컴버스천엔지니어링 등은 미국에서 원전 발전사업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막대한 교체비용을 지불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은 부실부품에 대해 땜질을 늘리는 식의 미봉책으로 위험천만한 누더기 원전을 양산하고 있다"며 "한빛3호기의 가동이 갑자기 중단되는 등 인코넬 600의 경고가 이미 시작되었는데도, 최소 12만6000여명의 한빛원전 인근 주민들(원전 30㎞ 이내)은 교체가 계획된 2018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인코넬 600을 사용한 고리 1호기, 한울 1~4호기의 증기발생기와 원자로헤드 교체비용은 약 8000억원이 들고 1332일치의 교체작업기간 대체전력 구입비용이 약 5조4000억원으로 총 6조2000억원 이 넘는 비용이 사용된다"며 "수천억원에 달하는 교체비용은 시민이 아닌 공급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린피스는 기자회견에 앞서 원전을 상징하는 방재복을 입은 채 '누더기 원전 그만(Stop Risky Nukes)'이라는 내용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한빛원전 3, 4호기 가동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어 한빛원전 건설자재 야적장 활용부지에 원전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십자가 160개를 설치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십자가 160개는 한빛원전 1호기가 가동을 시작한 1985년부터 지금까지 한빛원전 1~6호기에서 일어난 원전 사고 및 고장 건수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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