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물량이 부족해서 이런 일 생긴 듯...물량 없는 줄 알았다"

김씨가 촬영한 사진. 가격인하 상품의 포장이 뜯겨진 채 버려져 있다.
김씨가 촬영한 사진. 가격인하 상품의 포장이 뜯겨진 채 버려져 있다.

(주)신세계가 운영하는 대형 할인점 이마트가 '최고급 한우'를 주문한 고객에게 '가격할인' 상품을 끼워 판 사실이 24일 드러나 소비자 비난 여론이 격화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 모씨(32)는 지난 13일 저녁 여자친구 부모님 선물용으로 한우를 구입하기 위해 이마트 미아점(서울 성북구)에 방문했다.

김씨는 "최고급 횡성한우로 25만원에 맞춰 포장해달라"고 주문했고, 정육코너 직원이 포장을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직원 하나가 '알뜰ㆍ할인 상품' 진열대에 놓여 있떤 횡성한우 등심을 몰래 가져와 '인하상품'이라고 적힌 가격표를 제거하고 쓰레기통에 버린 후 포장 중인 직원에게 건네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이 소고기를 받은 직원은 '인하상품' 소고기를 상자 맨 아래 깔고 김씨가 고른 횡성한우를 그 위에 올린 뒤 포장작업을 계속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김씨가 "지금 뭐하시는 거냐"고 물었고 직원은 "네, 포장하고 있죠"라고 대답했다.

김씨의 거듭된 물음에 직원은 대답을 회피하며 서둘러 포장을 마무리하려 했다. 화가 난 김씨는 정육코너 안으로 들어가 횡성한우 아래에 숨겨져 있던 '인하상품' 소고기를 꺼내며 "왜 다른 곳에서 가져온 소고기로 장난을 치냐"고 항의했다.

직원은 그제서야 "죄송하다. 한번만 봐 달라"며 울면서 사과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현장에서 '인하상품' 소고기와 버려진 포장지를 촬영해 언론사에 제보했다.

이어 김씨는 이마트 정육코너 쪽을 촬영하고 있는 CCTV 녹화본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마트측은 대응을 피했다.

거듭 사과를 하던 이마트 직원은 주차장까지 따라와 '봐 달라'며 김씨를 붙잡고 보내주지 않았다. 결국 김 씨는 여자친구 부모님의 선물을 사지 못했고 약속시간에도 늦을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다음날인 14일 이마트 미아점 점장은 김씨와의 전화통화에서 "고기를 밑에 깔고 포장을 한 뒤 그 사실을 말하려 했다"며 변명했고, 김씨는 "그렇다면 고기에서 제거한 '인하상품' 가격표는 왜 쓰레기통에 버렸냐"고 물었다.

그러자 점장은 "물량이 부족해서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며 "진열대에 (횡성한우) 물량이 없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가 당시 촬영한 사진에는 횡성한우 정상제품이 진열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대해 24일 이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그런 일이 발생한 건 사실이지만 고객이 많이 화가 나서 항변할 기회가 없었다. 우리 같은 대형마트에서 가격을 속이는 일이 말이 되느냐"고 해명했다.

이 사건에 대해 김씨는 "당시 횡성한우가 진열대에 넉넉히 놓여 있었는데 왜 굳이 할인상품 코너에 진열돼 있는 소고기를 가져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앞으로 나 같은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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