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사실상 실패' 비판 고조되자 정치적 승부수 던져

21일 도쿄에 있는 의사당에서 해산이 선포되자 중의원들이 전통에 따라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1일 도쿄에 있는 의사당에서 해산이 선포되자 중의원들이 전통에 따라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중의원 해산으로 일본이 다음 달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

2012년 12월 자민당·공명당 연합이 민주당으로부터 정권을 탈환한 지 약 2년 만에 열리는 이번 총선은 ‘아베노믹스’를 앞세운 아베 내각에 대한 재신임을 묻는 의미를 갖게 된다.

지난 18일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중의원 해산 및 내년 가을에 예정되어 있던 소비세율 재인상을 18개월 늦추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아베가 조기 총선을 택한 배경은 17일 발표된 3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아베노믹스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비판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아베노믹스는 엔화 약세를 촉발시켰지만, 수입물가가 급등해 소비 위축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9월 일본 가계 소비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고 실질 수입은 6% 줄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내수 기업의 파산이 잇따르고 있는데다 4∼9월 무역수지 적자는 역대 최대 규모인 5조4271억엔 수준으로 떨어졌다.

따라서 야권이 지리멸렬한 상황에서 소비세율 재인상 연기를 명목으로 ‘아베노믹스’에 대한 국민적인 재신임을 통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또 이번 소비세 재인상 연기는 장기적으로 금리상승과 국채가격 하락의 부작용을 초래해 일본 경제에 치명상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로서는 ‘증세를 공약한 정당은 선거에서 참패하지만, 증세 유보를 공약한 정당은 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다’는 계산이 뒤에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달 열리는 조기 총선에서는 중의원 4년 임기의 중의원 480석 중 475명을 선출하게 된다. 현재 아베 내각을 이루는 자민당·공명당 소속 중의원 수는 총 32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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