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민련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망언, 그놈의 돈타령 신물난다”
세월호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유가족들이 청운동과 국회에서 농성을 철수한 직후 정부가 세월호 수중 수색 종료를 선언하자마자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50 강원 춘천)이 13일 ‘인양 포기론’을 주장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인양이) 의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과연 (실종자 9명의) 시신이 확보될지도 보장이 없다”고 운을 뗀 뒤 “오늘로 211일째인데 그런 시신을 위해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인양을 반대하는 이유 3가지를 들었다.
김 의원은 “(첫째, 또 다른) 희생자가 나타날 수 있고, (둘째) 돈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며 “인양하기 위해서는 들어가서 크레인을 걸고 로프를 걸어야 하는 사람들이 필요하고 잠수사들이 또 물에 들어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또 희생자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세월호 인양하는 일) 여기에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해수부에서는 한 1천억원 정도 든다고 하는데, 이게 한 3천억원 정도로 눈덩이처럼 더 불어날 것이 예상이 된다”며 “그러면 이 돈은 그냥 나오느냐, 내년도 예산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에 어디서 무리하게 끌어다 써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마지막으로 “끌어올리는 데만 2년 걸린다는데, 아주 빨라야 1년”이라며 인양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언급도 했다.
김 의원은 ‘만일 인양을 포기할 경우 유족들의 반발할 문제’에 대해서는 “수색 종료를 처음 주장한 사람도 사실은 나다. 약 한 달 밖에 지나지 않았다. 국정감사 때 그 얘기를 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냉정하게 얘기하냐’며 저를 비난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결국 어떻게 됐느냐... 이제 유가족들도 (수색 종료에) 동의하지 않았느냐”며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얘기”라고 자평했다.
김 의원은 “인양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자는 것”이라고 결론을 추가했다.
한편, 김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시민사회와 인터넷에서는 논란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강하게 질타했다.
새정치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진태 의원의 피도 눈물도 없는 잔혹한 망언을 규탄한다”고 포문을 연 뒤 “세월호 사건으로 드러난 국가안전시스템의 부실을 바다 속에 묻어두고 싶은 모양”이라고 날선 비판을 날렸다.
박 대변인은 “국민 한 사람의 생명도 최선을 다해 지키는 것이 국가의 존재이유”라면서 “그런 점에서 실종자 수색은 정부의 포기할 수 없는 책임인데, 하물며 국가의 안전관리시스템 미비로 억울하게 죽은 국민의 주검조차 돈이 아까워 찾지 말자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박 대변인은 이어 “김 의원의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주장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지금도 차가운 바다 속에서 집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규탄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침몰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도 다시는 이런 최악의 인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서도 세월호는 인양되고 보전되어야 마땅하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해 국가안전시스템을 바로 잡는 것이야말로 대형재난사고로 인한 비극과 사회적 비용을 막기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김진태 의원은 세월호 사건으로 드러난 국가안전시스템의 부실을 바다 속에 묻어두고 싶은 모양인데 참으로 후안무치한 망언이 아닐 수 없으며 한편으로 새누리당의 돈타령에 신물이 난다. 국가재정을 핑계로 형들 밥값을 빼앗아 동생들 보육에 쓰자더니 이제는 돈이 아까워 우리 아이들을 차가운 바다 속에 그대로 두자는 말이냐”고 날선 비판을 날렸다..
아울러 “어이없이 피붙이를 잃고 주검이라도 되찾고자 200일 넘도록 한뎃잠을 자며 버텨온 실종자 가족들은 오늘 한파가 아니라 김 의원의 말에 몸서리를 칠 것 같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