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쌍용동 모 정형외과의 의료과실사고로 9살 여아 사망

서동균 씨 부부가 5월 31일 오후 충남 천안의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앞에서 최근 천안의 한 정형외과에서 팔 골절 수술을 위해 전신마취를 받았던 자녀 서지유(9)양이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숨졌다며 "진실규명과 함께 이 정형외과의 실태를 시민들에게 알리겠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서동균 씨 부부가 5월 31일 오후 충남 천안의 신세계백화점 충청점 앞에서 최근 천안의 한 정형외과에서 팔 골절 수술을 위해 전신마취를 받았던 자녀 서지유(9)양이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숨졌다며 "진실규명과 함께 이 정형외과의 실태를 시민들에게 알리겠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충남 천안의 한 정형외과에서 골절수술을 받은 초등학생이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5월 22일 서지유(9)양의 가족에 따르면 숨진 서지유 양은 지난 16일 오전 학교 놀이터에서 다쳐 담임교사와 함께 모 정형외과를 찾아 진단 결과 골절로 확인돼 부기가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주말에 병원에 입원했다.

5월 19일 오전 모 정형외과에서 팔 골절수술을 받은 딸이 예정된 시간이 지나도록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자 인근 종합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이날 수술은 오전 9시 50분께 시작돼 11시 20분께 끝났으며 오후 5시가 지나도록 서지유 양이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아 오후 6시경 순천향대학교병원에 급히 옮겼으나 결국 오후 8시48분께 숨졌다.

가족들은 이 과정에서 병원 측에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아 대학병원 이송 요구를 했으나 곧바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골절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해 사망한 서지유 양에게 수술에 앞서 투약된 주사가 의사지시기록지에는 기록이 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가족과 모 정형외과에 따르면 지유 양은 19일 오전 9시경 수술에 앞서 간호조무사에 의해 주사를 맞았다.

당시 지유 양의 어머니는 "마취를 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해당 간호조무사는 "네"라고 답했다. 지유 양 사망 이후 집도를 한 담당의사 역시 "자신의 지시로 수술실장(간호조무사)이 마취를 했다"고 유가족에게 설명했다.

문제는 지유 양의 의사지시기록에는 수술방 앞에서 투약된 주사의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주사의 성분이 무엇이었는지는 병원에서만 알고 있을 뿐 현재까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담당의사는 "이번 사고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며 직접적인 해명을 피하고 있다. 모 정형외과 총무과 역시 "무슨 주사가 투약됐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서지유 양의 어머니는 "수술에 앞서 딸이 입원 중에 코피를 흘리고 몸에 열이 많아 수술이 염려된다고 말했으나 병원 측은 이를 무시했다"며 "팔 골절 때문에 자식이 숨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서지유(9)양의 아버지 서동균 씨
서지유(9)양의 아버지 서동균 씨

서지유 양의 아버지 서동균 씨는 "일단, 다음 주에 경찰에서 1차 조사가 있을 것이다. 현재 변호사를 선임하여 계속 자료를 모으고 있고, 경찰에서 이번 사건을 변사 사건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의료과실사고로 볼 것인지는 부검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그 결과가 크게 바뀌기는 어렵다. 그래서 민·형사상의 조치를 위한 준비를 계속 하고 있다"

"이렇게 나와서 시위하고 있는 이유는 병원이 많은 잘못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아직까지도 전혀 사죄가 없었기 때문이다. 일단 부검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만 하고 있다. 그리고 사망 사고가 났는데도 그 병원은 아직까지 하루도 문을 닫은 적이 없다"

"앞으로 또 다른 피해자가 나는 것을 막고 싶다. 그 다음에 그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우리가 간 곳은 병상이 60개나 되는 대형 로컬 병원이었다. 그리고 소아 정형외과 전문병원이었다. 그런데도 이런 사고가 발생한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동네 작은 규모의 병원들을 어떻겠는가? 안 보아도 뻔하다"

"의료법시행 규칙에는 분명히 정식 간호사를 병상 몇 개에 외래환자 몇 명당 일정 수의 인원을 배정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우리 아이 같은 경우에는 조무사가 마취주사를 놓았다. 그리고 이것은 시민들에게 입수한 정보인데, 다른 조그만 병원들 같은 경우 마취주사가 메뚜기처럼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니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런 사실들을 알려야 우리 딸의 죽음이 헛되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세상 떠났으니까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그래도 한 사람이라도 더 알려야 한다"

"6월 2일, 정세균 의원이 천안에 유세 지원을 왔을 때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양승조 의원(보건복지위원회)과 면담을 해서 이런 잘못된 부분을 고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양승조 대표가 발의한 법안 중에 간호조무사를 어느 정도 경력이 되면 간호사 대우를 해준다는 법안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은 못하도록 막을 것이다"

"이 시위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병원이 도의적인 책임부터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는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하고, 일간지에 사과문을 싣고, 병원 문을 닫을 것을 약속하며 우리 아이 죽음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내 놓아야 한다. 다음 주가 되면 병원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정식적으로 요구를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이 관철되지 않으면 다른 시민들에게 우리 아이의 죽음을 알리고, 또 이렇게 예쁜 아이들이 우리 아이처럼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알릴 것이다. 이 시위가 서울로 가게 될지 아니면 병원 앞에서 하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 여기서 알릴만큼 알려서 시민들이 많이 알아주시고 동참해 주시면 저는 이것을 가지고 국회나 청와대에 찾아 갈 것이다"

특히, 서동균 씨는 "간호사가 사정상 없어서 조무사에게 어떤 업무를 시킬 수는 있다. 그러나 마취주사는 아니라고 본다. 정량의 마취주사를 넣은 것도 아니고, 가득 들어 있는 주사기에서 자기 임의대로 넣었다"고 강조했다.

서동균 씨는 "일단 병원에서 문 닫고, 사죄하고, 어떻게 조치하겠다는 납득할 만한 상황이 되면 그만할 것이고, 다음 주까지 그런 말이 없으면 병원 앞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녹취해 놓은 것들이 있는데 자기들도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의 과실을 인정한다. 마취사가 전화상으로 자꾸 죄송하다고 하니 당신이 우리에게 뭘 잘못한 건지 알고 있느냐고 했다. 자기가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고 분명히 이야기 했다"

"자기들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이 시인한 내용을 녹취했고, 녹화한 것들이 있다. 앞으로, 7월 말에 부검 결과가 나올 터인데, 기한을 정해 놓은 것은 아니지만 나도 회사에 복귀해야 할 시점이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 집사람은 아무것도 못하고, 몸져 누워있다. 딸 둘이 더 있는데 그 아이들도 돌봐야 한다.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으나 힘닿는 데까지, 그 병원이 문 닫을 때까지는 시위를 계속한다는 것이 나의 결심이고, 각오이자 계획이다"

이를 본 시민들은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 슬픔을 감출 수가 없다. 자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분노하고, 그 아픈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그 병원 이름도 공개하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 우리 천안에서 일어났다”며 분통해 했다.

<천사가 된 지유에게>
<천사가 된 지유에게>

다음은 엄마가 <천사가 된 지유에게> 쓴 편지 내용이다.

너를 잃은 지 열흘 남짓.
꽃으로 가득한 작은 상자 속에 누워 있던 너의 손에 꼬깃한 편지를 쥐어주고
싸늘해진 얼굴을 보듬으며 너의 지친 입술에 마지막으로 입을 맞추던 엄마가
용기를 내어 아가...... 또 다시 펜을 든다.

이 편지는 마지막까지 너를 지키지 못했던 엄마의 무능함과 어른들의 무책임함,
불신의 사회 속에서 다시 고개를 들 또 다른 재앙을 세상에 알려 많은 이들이
이 같은 불행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엄마의 소망이 담긴 글이란다.

유난히 밝고 명랑했던 너, 정이 많아 어려운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던 우리 딸.
엄마는 너에게 이기심을 가르쳤고, 욕심을 가르쳤다.

세상을 살아나가려면 남 생각에
앞서 너 스스로를 먼저 챙겨야 한다고,, 잘못된 가르침에도 끝까지 너는 착한 심성을
간직했더랬지. 그런 마음으로 두려움에 떨던 너를 안심시키며 수술방에 밀어 넣은
어른들을 믿고 또 믿었을... 얼마나 무서웠을까... 엄마가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을까...

그 끔찍한 시간들을 작은 숨으로 몰아쉬며 어떻게 버텼을까...
엄마도 또 다른 나쁜 어른임을 이제야 깨닫는다.

엄마가 너를 더 훌륭한 병원에 데려가지 못한 이 후회를 어떻게 말로 다 할 수 있겠니.

정식 간호사 한 명 없고, 환자에 대한 세심한 관찰도 없으며, 위급 상황에 대비한
그 어떤 매뉴얼도 갖추지 않은 병원에서 꽃처럼 여린 너를 수술 받게 한
이 엄마는 이제 참지 않기로 했단다.

너를 지키지 못한 죄는 죽어서도 씻어내지 못할 테지만 네가 사랑했던 동생들만이라도 안전한 세상에서 살게 하기위해 엄마가 싸우려고 한다.

세월호 사건을 뉴스로 보면서 언니, 오빠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어른들의 잘못임을 말해주면서 우리 딸이 또 다른 피해자가 될 것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니.

못난 엄마를 늘 최고라고 말해주고 사랑한다고 안아주던 내 딸 지유야.
사실은... 엄마는 다 필요 없단다. 그냥... 너만 내게 돌아와 준다면...

이 세상이 어떻든 난 아무 상관없어.

네가 내 품에 와 안길 수만 있다면,, 내 모든 걸 전부 버려도 좋아.
지유야... 아가...
이 모든 게 꿈이었으면 좋겠구나.

사랑한다. 내 딸. 지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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