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류 전 부장은 승진을 위해 자신의 '스폰서' 역할을 했던 사업가 딩수먀오(丁書苗)를 통해 국무원 하급관리에게 돈을 전달했고 이 돈은 다시 고위층에게 흘러갔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SCMP는 류 전 부장이 부장(장관)보다 한 단계 높은 부총리나 국무위원 승진을 노렸다면서 부장급 고위 관료가 뇌물을 통해 승진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런 내용이 류 전 부장의 기소장 초안에 들어 있었지만 최종 기소장에서는 제외됐다고 덧붙였다.
류 전 부장보다 높은 직위의 인사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품이 누구에게 흘러갔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품 로비에는 국무원 산하 부빈(가난구제)개발영도소조판공실의 주임을 지낸 판쩡위(范增玉)라는 인물이 중개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됐다.
뇌물 제공 혐의로 기소된 딩수먀오는 전날 재판에서 판 전 주임에게 4천만 위안을 준 것에 대해 "후한 자선가로서의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이 돈이 실제로는 류 전 부장의 승진을 위해 제공됐다면서 류 전 부장이 처음에는 고위직 승진을 위한 전제조건인 지방 성(省)의 당서기 자리를 원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판 전 주임이 하급 관료이긴 하지만 고위 지도부의 신뢰를 받고 있던 인물이라면서 딩수먀오가 준 돈이 그의 배후에 있는 고위 인사에게 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명보(明報)도 중국 북경만보(北京晩報)를 인용해 딩수먀오가 류 전 부장에게 준 돈 4천900만위안 중 500만위안이 류 전 부장의 승진 로비에 쓰였다고 보도했다.
명보 역시 류 전 부장이 지방 성의 당서기 자리로 가고 철도부장 자리는 자기의 부하에게 주고 싶어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하고 돈을 날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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