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책연구원 장미혜 연구위원 분석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경제활동 기간이 적어 국민연금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노인이 남성 노인보다 빈곤에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장미혜 연구위원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하는 '보건복지포럼' 최근호에 수록한 '여성노인의 생활실태와 빈곤해소 방안' 보고서에서 "노인빈곤 문제가 심각한 가운데 여성 노인의 빈곤은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자료에 따르면 여성 노인의 빈곤율은 45.9%로 남성 노인의 40.1%보다 5%포인트 이상 높았다.

빈곤의 강도를 나타내는 빈곤갭 비율도 전체 노인에서는 15.8%, 여성 노인의 경우 19.3%로 여성 노인의 상대적 빈곤 정도가 더 심했다.

여기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남성보다 낮고 일한 기간도 짧아 국민연금의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수급률을 살펴보면 남성 전체의 45.5%가 국민연금을 받는 반면 여성 노인의 수급률은 남성의 절반 이하인 20.3%에 그쳤다.

게다가 여성의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더 길기 때문에 빈곤 상태가 오래 지속되고 심화할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 빈곤 여성 노인에 대한 배려가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장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노후소득 보장체계는 기본적으로 소득활동과 기여금 납부를 전제로 급여가 제공되기 때문에 경제활동 참여 기회가 제한적이고 전통적인 무급 가족돌봄자 열할을 해왔던 대부분의 여성 노인은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금 가입기간이 짧아도 실질 급여액이 최저생활을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때 시간제나 자영업 종사자의 비중이 높고 임금수준이 낮은 여성노동의 특성을 반영하고 돌봄 노동의 가치를 고려하는 방안을 검토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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