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원, 여당후보 에르난데스 승리 공식선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극심한 경제난과 살인범죄로 얼룩진 중미 온두라스에서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은 결국 물 건너갔다.

온두라스 최고선거법원은 대통령 선거 투표 결과를 재검표한 결과 집권 여당인 국민당의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45) 후보가 승리했다고 12일(현지시간) 공식 선언했다.

지난달 24일 치러진 대선 투표에서 에르난데스의 득표율은 36.9%, 선거 부정을 주장하면서 재심을 요구했던 좌파 야당인 자유재건당(LIBRE)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후보는 28.8%로 최종 집계됐다.

이로써 2009년 쿠데타로 축출된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대권에 도전했던 카스트로는 꿈을 접게 됐다.
 

온두라스 대선에서 패한 좌파 야당인 자유재건당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후보(오른쪽)과 남편인 마누엘 셀라야 온두라스 전 대통령.(AP=연합뉴스DB)
온두라스 대선에서 패한 좌파 야당인 자유재건당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후보(오른쪽)과 남편인 마누엘 셀라야 온두라스 전 대통령.(AP=연합뉴스DB)

에르난데스 당선자는 내년 1월27일부터 4년간 임기를 시작한다.

남미 최악의 범죄국가로 치안 불안에 떠는 온두라스의 국민은 헌병대를 창설해 법과 질서를 바로잡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에르난데스의 손을 들어줬다.

뉴욕대를 졸업한 에르난데스 당선인은 변호사이자 육군 장교 출신으로 1997년 의원직에 올랐다.

카스트로는 대선 출마 전후 중남미 '여성 파워 리더'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등에 이어 또 한명의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서였다.

칠레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고 15일 결선투표를 앞둔 미첼 바첼레트 후보도 여성 대통령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카스트로가 대선에 승리했다면 페르난데스 대통령에 이어 세계 두 번째 부부 대통령이 될 수도 있었다.

카스트로는 남편 셀라야가 재선을 목적으로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를 강행하려다가 쿠데타로 축출되고 나서 망명했다가 복귀해 자신의 지지세력들을 모아 결성한 자유재건당을 대표해 출마했다.

대선에 다시는 나올 수 없게 된 셀라야는 부인 카스트로를 통해 정치적인 재기를 노렸을 것이라고 외부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카스트로는 대선 개표 결과에 대해 초기부터 침묵했으나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부정을 주장하면서 재심을 강력하게 요청한 인물은 셀라야였다.

셀라야를 축출할 당시 쿠데타를 지지했던 에르난데스 당선인 선거후 여당과 카스트로측 지지자들간 갈라진 민심을 봉합해야하는 숙제가 남았다.

치안을 바로 세우고 경제를 부흥시키는 일도 만만찮다.

미국으로 밀반입되는 코카인의 이동 통로인 온두라스는 인구 10만명당 85.5명에 달하는 세계 최고의 살인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체 인구의 70%가 극빈층이다.

공공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41%를 차지한다. hope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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