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마약퇴치 정책은 실패…합법화 논의 시점"

우루과이, 마리화나 '합법화' (AP=연합뉴스) 우루과이 상원이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승인하자 지지자들이 10일(현지시간) 몬테비데오의 의회 밖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지난 7월 하원 표결에 이어 상원을 통과함으로써 법안은 호세 무히카 대통령의 서명절차만 남겨놓게 됐다. 우루과이가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 전 세계적으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bulls@yna.co.kr
우루과이, 마리화나 '합법화' (AP=연합뉴스) 우루과이 상원이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을 승인하자 지지자들이 10일(현지시간) 몬테비데오의 의회 밖에 모여 환호하고 있다. 지난 7월 하원 표결에 이어 상원을 통과함으로써 법안은 호세 무히카 대통령의 서명절차만 남겨놓게 됐다. 우루과이가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 전 세계적으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bulls@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우루과이에서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데 따른 영향으로 아르헨티나에서도 이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의 마약 관련 정책 책임자인 후안 카를로스 몰리나는 전날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에 관해 논의할 때가 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몰리나는 "아르헨티나는 이 문제를 당연히 논의해야 한다"면서 우루과이 의회가 관련 법안을 승인하면서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고 말했다.

몰리나는 특히 "미국의 마약퇴치 정책이 사실상 실패했다"면서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가 새로운 각도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루과이 정부가 추진하는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은 지난 7월과 이달 하원과 상원을 차례로 통과했다. 마리화나 합법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우루과이가 처음이다.

법안은 마리화나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정부의 관리 아래 두도록 했다. 18세 이상 우루과이인과 우루과이 거주자는 월 40g까지 마리화나를 살 수 있다. 우루과이 정부는 내년 하반기부터 마리화나 직접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우루과이 의회의 결정은 중남미 지역 다른 국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남미에서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멕시코,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등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루과이의 마리화나 합법화를 놓고 국내외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유엔은 마리화나의 생산과 판매를 합법화하는 것은 마약 억제를 위한 국제협정을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 산하 국제마약통제위원회의 레이몽 얀스 위원장은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는 것은 젊은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마리화나 흡연 연령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접국 브라질 정부는 마리화나가 자국으로 대량 유입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국경지역 검문을 강화하는 등 출입국을 엄격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우루과이 국내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분의 2는 마리화나 합법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은 마리화나 정책이 규제 완화가 아니라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마리화나 합법화는 국민을 마약밀매로부터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우루과이가 마리화나 사용을 전면 허용하는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우루과이가 '마리화나 천국'으로 변할 것이라는 주장을 일축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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