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18명 구조…전 직원 교육·훈련받아 신속 대응

 

파이팅 외치는 무거지구대 경찰관    (울산=연합뉴스) 울산 남부경찰서 소속 무거지구대는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총 18명의 자살 기도자를 구조했다. 무거지구대 경찰관들이 격려 차 방문한 김학배(앞줄 가운데) 울산지방청장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3.9.23.      canto@yna.co.kr
파이팅 외치는 무거지구대 경찰관 (울산=연합뉴스) 울산 남부경찰서 소속 무거지구대는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총 18명의 자살 기도자를 구조했다. 무거지구대 경찰관들이 격려 차 방문한 김학배(앞줄 가운데) 울산지방청장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13.9.23. canto@yna.co.kr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지난 1월 13일 오전 10시 30분께 울산지방경찰청 112센터에 자살 기도자 신고가 들어왔다.

112센터로부터 무전을 받은 울산 남부경찰서 소속 무거지구대 경찰관들이 자살 기도자가 있는 원룸에 도착하자 이미 방 안에 연기가 가득했고, 대학생 2명이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출동한 김순태 경사는 즉시 119구조대에 연락한 후 평소 익혔던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대학생들의 허리띠를 풀고 가슴을 압박하자 막혔던 숨을 토해내며 두 사람 모두 의식을 차렸다.

신속한 출동과 심폐소생술이 두 청년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무거지구대가 관할하는 지역은 울산에서 자살 기도자가 많은 곳이다.

2011년 이 지역에서 자살 기도자가 11건, 지난해에는 18건이 발생하는 등 늘어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무거지구대는 올해부터 '자살 기도자 예방과 구호'를 특수시책으로 정해 활동하고 있다.

매일 조회 때마다 지구대장이 자살 기도자 전화 대응 방법,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자살 기도자 설득법 등을 교육한다.

심폐소생술 교육은 소방서의 협조를 얻어 반복적으로 실시한다.

또 경로당과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을 3∼4일마다 방문해 자살 예방 홍보활동을 벌이고, 자살 의심자를 관찰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혼자 사는 노인에게는 '1대 1 담당 경찰관제'를 시행해 경찰관이 월 1회 이상 방문하고 있다.

무거지구대는 이런 시책의 성과로 올들어 모두 18명의 자살 기도자를 구조했다고 23일 밝혔다.

올해 울산지역 총 자살 기도자 구조 건수는 214건. 지역 30개 지구대·파출소의 평균이 7건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2배 이상 구조한 셈이다.

지난 7월에는 남편과의 다툼 끝에 흉기로 자살하려는 주부를 무거지구대 여자 순경이 찾아가 이야기하며 마음을 진정시킨 후 친정아버지에게 인계한 일도 있었다.

무거지구대 관할에 자살 기도자가 특히 많은 것은 주점이 밀집해 있고, 태화강과 문수산을 끼고 있으며, 경부고속도로와 부산∼울산고속도로가 지나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술을 마시고 자살을 기도하는 것은 물론 외지인들도 울적한 마음에 울산까지 와서 자살하려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라고 무거지구대는 설명했다.

오재금 무거지구대장은 "범죄 예방과 범인 검거 못지않게 인명 구호도 경찰의 중요한 임무다"며 "자살 기도자의 목숨을 구하고, 자살예방 관련 기관에 구조자를 인계해 새로운 삶을 살도록 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거지구대는 앞으로 자살 기도자 구호 우수 사례 등을 분석, 구호 시스템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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