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차례 피부 이식 수술 극복하고 재기 6년 만에 우승

전신 화상 딛고 꿈을 향해 일어선 조형원 선수 (청주=연합뉴스) 전신 화상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보디빌더의 꿈을 키워 나가는 40대 선수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은 전신화상을 딛고 보디빌딩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조형원(42) 선수가 올해 10월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24회 미스터충북선발대회 70㎏급 이하 경기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재기에 성공한 모습. 2013. 12. 10. vodcast@yna.co.kr
전신 화상 딛고 꿈을 향해 일어선 조형원 선수 (청주=연합뉴스) 전신 화상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보디빌더의 꿈을 키워 나가는 40대 선수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은 전신화상을 딛고 보디빌딩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조형원(42) 선수가 올해 10월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24회 미스터충북선발대회 70㎏급 이하 경기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재기에 성공한 모습. 2013. 12. 10. vodcast@yna.co.kr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무대에 서 있던 나의 당당한 모습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전신 화상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보디빌더의 꿈을 키워 나가는 40대 선수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목·손가락 등에 화상을 입어 지체장애 3급 판정을 받은 조형원(42)씨.

조씨는 중학교 때 멋진 몸매를 가진 해외 유명 배우들의 매력에 빠져 보디빌딩을 시작했다.

청주농고 2학년 때는 미스터 충북 선발대회 학생부 65㎏급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조씨는 고교 3학년 때 미스터코리아 학생부 60㎏급 1위를 차지한 뒤 체육특기생으로 인제대에 입학했을 정도로 보디빌더로서 탄탄대로를 달렸다.

대학 1학년 때는 춘계전국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입상했고 국가대표로 선발돼 출전한 아시아선수권대회 70㎏ 이하급에서 6위를 차지했다.

조 선수의 등장은 국내 보디빌딩계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영관(45) 충북보디빌딩협회 실무 부회장은 "당시 조 선수는 상·하체의 균형이 완벽해서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크게 성장할 재목으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조 선수에게 뜻밖의 불운이 닥쳤다.

가장 든든한 후원자였던 아버지가 1996년 갑작스럽게 병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설상가상으로 집에 화재가 발생, 다리와 가슴, 목 등에 3도 화상을 입었다.

당시 병원은 조씨에게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말을 건넸을 정도로 상처가 심각했다.

그러나 조씨는 보디빌더로서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

조씨는 10여 차례에 걸친 피부 이식 수술을 이를 악물고 견뎌냈다. 그러나 재활을 위해 노력했지만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았다.

대인 기피증과 화상이 그를 끊임없이 괴롭혔다.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손은 조 선수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이 때문에 조씨는 가족 이외에는 누구도 만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조씨는 자신이 입상했던 보디빌딩 대회 사진을 우연히 봤다. 무대에서 자신감 있게 포즈를 취하고 있던 당당한 모습이었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고 생각한 조씨는 2008년 조심스럽게 집 인근 체육관을 찾아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이 체육관 나인옥(48·여)씨는 "처음에는 말도 안 하고 여름인데도 목까지 가리는 운동복을 입고 혼자서 운동만 해서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조씨를 기억했다.

조씨는 지난 6년여 동안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갔다.

이 덕분에 조씨는 올해 10월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24회 미스터충북선발대회 70㎏급 이하 경기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 5월에는 청원군 강외면 오송에서 2013 미스터코리아 60㎏급 이하 경기에서 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보디빌더로서의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다.

조 선수는 "절망과 좌절에 빠진 사람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환화게 웃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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