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 '성남시민과 함께 세계적인 명문구단으로 만들겠다'

 
 
성남시와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이하 통일재단 )은 9일 오전 11시 시청 9층 상황실에서 성남 일화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성남 시장은 "성남 일화를 인수하는 지금은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성남일화 구단을 우수한 팀으로 만든 통일 그룹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인수 소감을 밝혔다.

특이한 것은 이날 협약식에서 통일그룹은 350억 정도 평가 받은 축구단을 조건 없이 성남시에 넘겨줬다. 이로써 25년 전통을 자랑하는 일화축구단은 영욕의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성남시가 이를 승계함으로써 성남 축구단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점에 대해 "구단 자산가치가 약 350억원이고 여기에 12월 운영비 20억원을 차감해도 300억 이상의 가치 있다. 통일재단이 이를 사실상 무상으로 기증한 형태가 됐다"고 평가 설명했다.

반면, 구단의 부채가 80억원에 달해 그간 성남시와 통일재단의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진 점에 대해서도 이재명 성남시장은 "부채는 없었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은 뒤 "만약 부채가 드러나면 통일재단이 부담하기로 했다"고 확답했다.

아울러 성남시는 재창단을 결정한 뒤 시민구단 창단 태스크포스와 창단추진위원회, 시민추진단을 구성해 구단 인수 작업과 스폰서 기업 유치, 시민공모주 예비청약 등 시민구단 출범에 필요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11월 1일부터 시작한 시민공모주 예비청약은 현재까지 청약자가 1만여명, 청약금이 5억원을 넘은 상태다.

성남시는 올해 말까지 기존 구단 법인 (주)통일스포츠를 (주)성남시민프로축구단으로 변경하기 위해 신규 이사진을 선임하고 정관을 변경하는 등 제반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내년 1월에는 새 구단 사무국 업무를 시작하고 선수단 전지훈련, 창단식을 열고 3월에는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 참가할 예정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9일 일화축구단 인수식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9일 일화축구단 인수식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체결식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화구단 인수로 인한) 시민축구단을 통해 세계적으로 성남시를 알리고, 화합의 매개체가 될 것이다"라고 이번 축구단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기존 성남 일화 축구단은 현재 373억 원 정도의 자산 가치가 있다. 이는 본래 성남시가 축구단을 인수하면서 시민구단에 5년간 시보조금으로 지원하려고 계획했던 300억원(매년 50-70억) 규모를 훨씬 초과하게 돼 시 예산을 대폭 절감하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즉 성남시는 큰 돈을 들이지 않고 구단을 넘겨 받은 셈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비록 성남시민축구단이 이번에 새로 출범하지만 시작일 뿐이다. 시민구단에 필요한 예산확보와 집행과정은 물론 과거 일화구단이 가장 미흡했던 구단팬들을 확보하는 문제 또한 선결되어야 할 전제다.

만일 이를 해결하지 못할 시 성남시민구단은 기존 시도민구단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즉, 성남시만의 차별화된 운영전략이 절실한 셈이다.

이재명 시장은 이 문제에 대해 "우리 성남시민구단은 새로운 길을 가야 한다. 스폰서 확보와 성적도 중요하지만 두터운 팬층과 시민들의 참여 열정, 긍정적인 이미지가 필요하다. (자료를 보면) 올 시즌 하반기 성남 홈 경기장에 평균 관중들은 1,000명도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까지 시민 주주로 1만 1,000명이 참여했다. 앞으로 3만-5만 명의 시민 주주들을 원한다. 주주들이 많다면 많은 팬을 확보할 것이고 축구인들의 애정이 보이면 자연스럽게 기업들의 후원도 따라올 것은 당연하다"고 밝히며 '성남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승부수를 두었다.

아울러 이 시장이 안익수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을 그대로 안고 가는 것도 예의주시할 대목이다. 시민구단으로 전환되면 고액 연봉 선수들이 정리 될 가능성이 크지 않느냐는 의문이다. 그러나 이재명 시장은 "아직 감독 선임 문제는 결정된 것이 없다. 그러나 선수단은 가급적이면 유지할 것이다. 우리가 부담을 안더라도 선수단을 유지해 좋은 성적을 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큰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특히 이재명 시장은 "새롭게 출발하는 성남FC의 주인은 성남시가 아닌 성남 시민이다. 언제나 시민과 함께하는 축구단을 만들겠다"며 힘든 시간 동안 자신을 지지해준 '성남시민'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시민구단이 탄생하기까지 그간의 과정이 결코 순조로왔던 것도 아니다. 이재명 시장은 일화 축구단 인수문제로 2개월 동안 천당과 지옥을 거듭 넘나들어야 했다.

지난 10월 성남시는 구단 재정 지원 중단을 선언한 통일재단을 대신해 성남시민구단으로 재창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시민 프로축구단 지원 조례안' 심사가 보류돼 성남 서포터즈를 비롯해 많은 시민에게 질타를 받았기도 했다.

이렇듯 일화구단인수 문제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이재명 시장은 "시민구단 창단을 문제없이 마무리하겠다"며 시의회와 시민들을 일일이 설득하며 구단창단에 대해 시민들에게 믿음을 심어줬다. 결국, 지난 11월 25일 '시민 프로축구단 지원 조례안'이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성남시에는 시민구단이 탄생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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