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김여정 '김경희' 역할 맡을 듯

   
▲ (도쿄 교도=연합뉴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4일 실각설이 나온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현재 소재에 대해 "정부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 간담회 비공개 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국회 부의장인 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전했다. 사진은 지난 7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왼쪽에서 첫번째)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참전 열사묘 앞을 걷고 있는 모습. photo@yna.co.kr
   
▲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말을 타고 달리는 모습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실각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북한 '김씨 패밀리' 내의 위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일단 장 부위원장의 부인이자 김정은 제1위원장의 고모로 김씨 일가의 제일 큰 어른인 김경희 당비서의 거취에 눈길이 간다. 장 부위원장의 부인이지만 김씨 일가의 맏어른이라는 점에서 처벌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비서가 앞으로 김정은 체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경희 비서는 오래전부터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에는 지병인 관절염 등이 악화되면서 정상적인 건강상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김씨 일가의 큰 어른이라는 상징적인 역할 외에 국정에 간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장 부위원장의 실각은 김정은 제1위원장 형제들의 역할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친형인 김정철은 현재 별다른 공식 직함이 없이 '대군' 대접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지도자를 정점으로 하는 유일지배를 근간으로 하는 북한에서 또 다른 김씨 일가가 공직에 오를 경우, 파벌을 형성하면서 김 제1위원장의 맞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형제를 권력에서 배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통은 장성택 부위원장의 실각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김정철이 권력 전면에 등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장 부위원장이 김씨 일가의 인척이라는 점도 그동안 세도를 키우는데 한몫했던 만큼 새로운 분파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김정철의 공직 진출은 사전에 차단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김정철보다는 여동생인 올해 26세인 김여정이 노동당이나 국방위원회 등에서 중요한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여정은 현재 국방위 과장 직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12월에는 금수산태양궁전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빈소를 지켰고 작년에는 올케인 리설주의 공식석상 등장에 함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성으로 파벌을 만들 가능성이 적다는 점에서 김정일 체제에서 김경희 당비서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고 노동당 전문부서를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권력의 최고자리에서 고독한 오빠를 도우며 김정은 체제의 친위세력을 규합하는 기능을 떠안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김여정은 국정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그간 친인척으로서 노련함을 가지고 김 제1위원장을 도와온 장성택 부위원장의 공백을 메우지는 못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외에 김정남 등 다른 형제들은 모두 이복형제라는 점에서 항상 견제와 감시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김정은 체제의 잠재적 경쟁자이기 때문에 '곁가지'로 분류돼 김정일 체제에서 해외로 떠돈 이복형제 김평일, 김영일처럼 권력에서 철저히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김 제1위원장의 이복누이인 김설송의 부상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현재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가는 것으로 알려진 그가 권력의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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