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주도 가능성…통일장관 "최룡해 갈등구도와 무관 추측"

북한 김정은과 장성택.최룡해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체제를 뒷받침해온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9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65주년 기념일 행사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왼쪽),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왼쪽 둘째)이  함께 참석하고 있다. >photo@yna.co.kr
북한 김정은과 장성택.최룡해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체제를 뒷받침해온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 9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65주년 기념일 행사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왼쪽),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왼쪽 둘째)이 함께 참석하고 있다.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정보 당국이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밝힌 북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누가, 왜 이런 일을 주도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장 부위원장의 '실각' 이유로 가장 가능성이 커 보였던 것은 장 부위원장과 함께 김정은 체제에서 양대 축을 형성했던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과 권력다툼이다.

김정은 체제는 장 부위원장이 노동당과 내각을, 최 총정치국장이 군을 관할하는 형태의 구도를 갖췄고, 이 속에서 최 총정치국장이 군부를 등에 업고 힘이 커지면서 갈등이 생겼다는 추론이다.

한때 호형호제하는 사이였지만 권력을 놓고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집권 2년을 앞두고 장 부위원장의 실각으로 폭발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4일 국회 외교통일위 긴급간담회에 출석해 최룡해 총정치국장과의 권력 투쟁이 장성택 실각설에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이번에는 그것과는 깊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답했다.

장 부위원장의 실각에 최 총정치국장이 관련이 없다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주도로 이뤄졌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현재 북한 김정은 체제의 2인자였던 장 부위원장을 향해 칼끝을 겨눌 수 있는 사람은 김 제1위원장과 최 총정치국장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김 제1위원장이 장 부위원장에게 과도한 권력집중을 견제하기 위해 노동당 행정부 간부들의 비리를 찾아내 처형하고 장 부위원장의 목을 죄는 방식으로 이어가는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신의 유일 통치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국정운영 경험이 부족하고 권력기반이 여전히 공고하지 못한 김 제1위원장이 단독으로 그같은 일을 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만큼 개인한테 권력을 집중시킬 수 있었을지 의문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히려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각본을 짜고 김 제1위원장이 재가하는 방식으로 장 부위원장에 대한 '옥죄기'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장 부위원장의 실각이 사실이라면 노선 갈등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장 부위원장이 박봉주 내각 총리 등과 함께 경제단위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개혁조치와 경제개발구를 확대하는 개방조치를 취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이 견제구를 날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2002년 시장경제 요소를 일부 도입한 7·1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군부와 당내 원로 보수세력에 의해 박봉주 당시 총리가 지방으로 좌천되는 아픔을 겪었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장 부위원장은 김정은 권력의 한 축이기도 하지만 변화를 모색하는 세력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다"며 "따라서 노선갈등의 문제가 김정은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의 문제라든가 장 부위원장의 종파주의 문제라는 식으로 제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j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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