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총련 월간지 인터뷰…"휴양·체육시설에도 외자유치" 시사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이 기업소의 상품 수출 권한을 확대해 대외 경제활동의 자율성을 강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조선국제전람사의 박응식 사장은 연합뉴스가 1일 입수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월간지 '조국' 12월호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최근 여러 단위에 무역의 폭을 넓히도록 권한을 주고 생산 단위들에서 수출기지를 잘 꾸려놓고 자기들의 생산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조선국제전람사는 북한에서 국제상품전람회 조직과 진행을 전담하는 기관으로, 외국 기업과 수출입 계약을 체결한다.

북한이 대형 기업소에 독립채산제를 도입하고 자체적으로 수출입을 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무역 자율성을 강화한 정황은 알려졌지만, 북한 공식기관의 간부가 이를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이를 통해 기업들이 생산물의 일부를 자유롭게 처분해 노동자들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재량권을 확대하고 있다.

박 사장은 "(기업소의) 대외 경제거래에서 제기되는 수출품들의 생산을 계획화해 그 집행이 법적 성격을 띠게 했다"며 "이는 신용 담보의 유리한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업소의 생산활동이 계획대로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외국 바이어들에 대한 신용도를 높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의 외자 유치를 담당하는 합영투자위원회가 "호텔, 골프장, 경마장, 대형 체육시설과 국제의료중심 등에 대한 아시아 여러 나라들과 서유럽 나라들의 투자를 상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소 뿐 아니라 각종 휴양·체육시설 등 서비스 산업 분야에도 외국 자본을 유치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이 방안이 실현되면 미림승마구락부와 문수물놀이장 등 북한이 올해 잇달아 건설한 대형 시설도 외국인의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박 사장은 합영투자위원회가 북한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합영·합작시 출자 비율 제한을 없애는 등 규제 완화로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시장경제 요소 도입과 외자 유치를 중심으로 하는 김정은 정권의 경제개발 전략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이 외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낮춘다는 것은 외자 유치의 절박함을 보여준다"며 "휴양·체육시설에도 외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은 시설 운영에도 수익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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