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원회관서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심포지엄'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심포지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는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발족식을 갖고 고려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짚는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2013.11.30 mihye@yna.co.kr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 심포지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는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발족식을 갖고 고려인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짚는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2013.11.30 mihye@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광활한 유라시아 대륙에 널리 분포돼 살고 있는 고려인은 우리와 함께 21세기를 열어갈 '대륙 진출의 인도자'이자 '대륙 공략의 동반자'다."

한국과 러시아 관계를 증진하고 동북아시아 속 한국의 위상을 정립하는 데 고려인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발족한 고려인 이주 15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는 출범식에 앞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념 심포지엄을 열고 고려인의 역사와 현황을 살펴보고 앞날을 내다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이부영 동북아평화연대 고문은 "한국과 러시아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하는 동아시아 평화경제공동체 구성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러시아의 북방경제 제안도 우리에겐 '블루 오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에 따라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신(新)고려인'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면서 "한국의 대기업이 러시아로 진출해 현지 국영·민간 기업과 합작하고 자리를 잡으면 이들의 역할이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호준 전 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도 특별기고를 통해 "역사적으로 고려인들은 도전정신이 강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능력이 탁월했으며 언제나 시련을 기회로 만드는 창의적이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대륙 진출의 인도자'로서 고려인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지금 재기를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고려인들은 조국의 관심에 목말라 하고 있다"며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이 그들의 손을 잡아준다면 그들은 또 한 번 성공 신화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관심을 당부했다.

취업을 위해 국내로 들어와 있는 3만여 명의 고려인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경기도 안산에서 고려인한글야학 '너머'를 운영하는 김승력 대표는 "현재 국내 다문화 지원은 결혼이민자 위주로 돼 있으며 외국인 노동자 정책은 산업인력 확보에만 집중돼 있어 고려인 동포의 특수한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고려인 동포들을 위한 단계적 자유왕래 방안을 마련해야 하며, 맞춤형 지원정책을 펼칠 수 있는 작은 지역 단위의 '고려인 동포 종합지원세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반병률 한국외대 교수가 러시아 지역 한인 이주와 고려인의 역사를 시대별로 개괄했으며, 윤상원 동국대 교수는 이주 150주년 기념행사의 의의를 설명하며 우리나라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발표 이후에는 국내 고려인 처우 개선 문제나 러시아·중앙아시아 고려인이 처한 과제 등에 대한 참가자들의 다양한 의견도 오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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