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졸업하고도 3년 넘게 취업을 못한 청년실업자가 25만명에 달하고 있지만, 일부에선 투잡도 모자라 쓰리잡을 원하는 직장인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용불안 등의 사회ㆍ경제적 압박이 쓰리잡족의 증가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 화곡동에 사는 직장 2년차 조모(29) 씨는 본업인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일이 끝나면 헬스장 카운터 알바를 하고 주말엔 전공을 살려 번역이나 과외 알바(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조 씨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라기보다는 학자금 대출을 빨리 갚고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며 "한 달 월급에서 월세로만 50만원씩 지출되기 때문에 빚도 갚도 저축도 하려면 피곤해도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청년백수가 1년새 2만명 가까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지만 조 씨처럼 직장을 갖고도 부업으로 2~3개의 일을 추가로 하는 '쓰리잡족'이 느는 데는 월급만으로 집을 사고 결혼 자금을 마련하는 등의 재테크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과를 마치고 보안업체와 대리운전 등으로 추가 수입을 얻고 있는 직장인 안모(31) 씨 역시 "직장에서의 고용안정이나 노후보장 등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미래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젊고 건강할 때 한 푼이라도 더 벌어두자는 생각에 투잡을 뛰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주로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웨딩알바 등 주말에만 할 수 있는 부업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가 공유되는 등 일자리 정보교환이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정근식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때 투잡이 유행처럼 직장인들 사이에 번진 때가 있었는데 이것이 심화돼 나타난 현상이 '쓰리잡족'의 증가다"면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우리도 일본처럼 '과로사'하는 인구가 늘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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