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男 40대 후반, 女 20∼30대 때가 가장 취약"

 
 

(파리 AFP=연합뉴스) 한창 일하는 시기에 경기 침체를 겪으면 노년에 인지능력이 나빠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룩셈부르크대 아니아 리스트 박사팀은 유럽 11개국 시민 1만2천여명의 건강 및 고용 현황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들은 50세 이상인 시기에 기억력, 언어 유창함, 산술능력 등 5개 인지능력에 대해 시험을 치렀다.

리스트 박사팀은 조사 대상자들이 한창 일하던 시기에 불황을 겪은 횟수와 노년 인지능력 점수를 비교한 결과 불황 경험이 많을수록 통계적으로 인지능력 점수도 따라 낮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불황 때는 임금이 작은 일이나 시간제 근로를 억지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정적 경험이 노년 인지능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남성은 40대 후반에 불황을 겪은 경우가 시험 점수에 타격이 제일 컸으며 여성은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이 가장 취약한 시기로 나타났다.

리스트 박사는 이런 민감한 시기에 겪는 불황 1차례는 훗날 60세가 됐을 때 인지능력을 1년씩 퇴보시킨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남자 직장인이 40대 후반에 불황을 3차례 겪으면 60세 때의 인지능력이 실제 63살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생산적이고 동기자극이 강한 양질의 일자리가 노년의 인지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불황이 노년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처음이라고 리스트 박사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인 '역학 및 공동체 보건'(The Journal of Epidemiology and community Health)에 게재됐다.

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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