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키지수산 김대룡 사장, 日 기업 인수해 4년 만에 정상화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파산한 일본 수산물 회사를 인수해 4년 만에 정상화하고 중국 칭다오(靑島) 시정부로부터 '외화 창출 선진기업', '성실신용기업'에 선정된 조선족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출신인 김대룡 사장이 이끄는 칭다오쓰키지(筑地)수산유한회사. 김 사장은 지난 2009년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한국·대만·영국 등지에도 지사를 세운 해산물 도매업체 쓰키지수산을 인수했다.

그는 회사를 인수하던 해 '외화 창출 선진기업'에 올려놓아 칭다오 시정부의 표창을 받았다. 3년 만에 미국 시장을 개척하고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에 지사를 세우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는 쟁쟁한 경쟁을 뚫고 '2013 칭다오 성실신용기업'에 선정됐다.

연변대학을 졸업한 김 사장은 지린(吉林)성 둔화(敦化)시 공상은행의 책임자와 지린시 교통국 간부로 근무했다.

그러다가 지난 1996년 산시(陝西)재경대학을 졸업하고 지린시 인민은행에 다니던 이향란 씨를 만나 결혼하면서 그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아내가 일본에 출국한 것을 계기로 공무원 생활을 청산하고 칭다오에 진출해 일본과의 무역업에 뛰어들었다.

김 사장은 19일 흑룡강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칭다오 조선족기업협회에서 활동하며 조선족사회에 대한 후원을 아끼지 않았고, 공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히던 중 중 파산 위기에 몰린 쓰키지수산을 인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산적한 문제가 많고, 수산물회사를 직접 경영해본 적이 없어 회사를 인수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의 반대가 심했어요. 그러나 사람은 어려움에 부닥치면 가장 믿음직한 상대를 찾아간다는 말이 있죠.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정부를 찾아갔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정부를 찾아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게 아닙니까."

김 사장은 칭다오 시정부를 찾아가 '단 하루도 생산을 중단하지 않고, 단 한 명의 종업원도 해고하지 않을 것이며, 단 한 푼의 세금도 국가에 손해 주지 않겠다'며 설득해 마침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받은 것은 물론 시장 개척을 할 수 있는 동력도 얻어냈다.

정부의 도움을 끌어내면서도 자신은 항상 생산 현장에 있었다. 직원들과 함께 일하며 문제를 해결했던 것.

"정부와 소통을 잘하고, 소수민족이 응당 받아야 할 정책들을 쟁취해야만 기업이 커질 수 있다"고 믿는 김 사장은 한 명의 종업원도 내보내지 않는 상황에서 기사회생했고, 일본 기업을 민족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2010년 노조가 설립됐고, 지난해에는 8천만 위안(약 138억6천320만 원)의 매출을 올려 100만 위안(약 1억 7천329만원)이 넘는 세금을 냈다.

또 칭다오 경제개발구에 4만여㎡에 달하는 식품가공기지를 세웠고, 1만t 규모의 저온저장고와 1만 2천㎡ 규모의 식품가공공장을 세웠다. 500여 명의 종업원을 위해 아파트도 지었다.

한 중학교에 교육기금회를 설립, 매년 경제 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등 수익을 사회에 환원했다. 칭다오진달래예술단도 인수해 한민족의 예술을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김 사장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조선족 행사에 정부의 부시장이 참여했지만, 지금은 얼굴조차 볼 수 없는 현실이 됐다"며 "조선족 단체들이 대형 행사를 조직하는 것도 좋지만 조선족과 정부와의 소통의 통로를 뚫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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