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결혼이주여성들의 '친정 원조'는 부모봉양 문화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이들의 정체성 인식과 정서적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허오영숙 사무처장은 20일 자신의 책 '결혼이주여성의 본국 가족 지원 : 송금, 가족초청, 물품제공' 출간에 대해 "본국 가족을 도우려는 이주여성들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허오 처장은 책에서 "이주여성들은 돈과 물품을 보내거나 가족의 한국 입국을 지원하는 등 본국 가족들을 돕고 있다"면서 "부모님을 부양하는 문화권에서 자란 이주여성들에게 본국지원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혼이주여성에게 원가족 지원은 출신국의 가족과의 단절감을 없애는 것으로 인식되며, 어려운 친정을 적극 도움으로써 원가족으로부터 자신의 존재감을 인정받으려 하며, 동시에 원가족을 도왔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정서적 만족감을 얻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허오 처장은 그러나 결혼이주여성들의 본국 가족 지원은 여성들의 결혼'의도'를 의심할 여지를 줄 수 있고 출가외인 의식이 남아 있는 한국 현실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혼이주여성은 원가족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 가족과 협상을 벌여나가는 주체적 행위자이면서 글로벌 자본주의시대에 경제적 격차로 인해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피해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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