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제주지사
우근민 제주지사

(제주=연합뉴스) 홍정표 기자 = 광역단체장 가운데 유일한 무소속이었던 우근민 제주지사가 새누리당에 입당, 내년 제주지사 선거 판도에 상당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18일 오전 최고위원회를 열어 "대한민국의 발전과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완성을 박근혜 정부와 함께 하겠다"며 지난 5일 입당 원서를 제출한 우 지사의 입당을 승인했다.

최고위는 우 지사의 입당과 관련, 지난 14일 처음 열린 회의에서는 우 지사의 잦은 당적 변경과 성추행 전력 논란으로 입당 결정을 유보한 바 있다.

앞서 새누리 제주도당은 2차례에 걸쳐 우 지사에 대한 당원자격심사위원회를 열었으나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리자 지난 13일 입당 허용 여부를 중앙당 최고위에 위임했었다.

우 지사는 2차례 관선 2차례, 민선 2차례 등 이번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제주지사를 역임하고 있다.

우 지사의 입당은 우 지사와 새누리당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

지방 정가에서는 우 지사가 지방선거에 무소속이나 야당으로 출마하기보다는 여론 지지도가 높은 여당 후보로 출마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 여당에 입당을 신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새누리당은 겉으로는 제주지사 후보 경선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히지만 속내는 현재 내년 제주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여당이나 야당 후보들보다는 우 지사의 경쟁력이 우세한 점을 고려, 입당을 받아들였다는 게 주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이 잦은 당적 변경과 성추행 전력 논란을 빚는 우 지사의 입당을 승인한 데 대해 당 내외에서 비판적이 의견이 만만치 않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우 지사는 민선 1기 출마 당시 여당인 민주자유당에 몸담았다가 국민회의, 민주당,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바꿨는가 하면 2010년 지사 선거 때는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당적을 오락가락했다.

우 지사는 지난 2002년 7월 지사 사무실에서 모 여성을 성희롱한 혐의로 여성부 남녀차별개선위원회로부터 '성희롱' 결정과 함께 손해배상 1천만원, 재발방지대책 수립 권고 처분을 받고 대법원에 상고했으나 기각됐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2010년 3월 민주당이 우 지사를 지사 선거 후보군으로 영입하자 당선 가능성만 보고 묻지마 영입을 했다며 민주당을 '파렴치당'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이 우 지사의 입당을 승인하자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우근민 지사 입당 승인은 성폭력을 척결해야 할 4대 악으로 규정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공언을 스스로 허무는 행위이자 제주도민의 자존심을 무시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내년 제주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김방훈 전 제주시장과 도당 일부 당직자들도 우 지사를 영입한 민주당에 '성추행당'이라고 비판했던 새누리당이 우 지사의 입당을 승인한다면 당의 정체성에 결정적 타격을 줄 것이라며 반발했다.

우 지사는 소나무 재선충병에 걸린 고사목을 제거하다 다쳐 치료 중 닷새 만에 숨진 전 제주시 애월리장 박모(63)씨의 장례가 치러진 16일 골프를 즐겼다가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우 지사의 새누리당의 입당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가열돼 내년 지사 선거 판도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형국으로 빠져들고 있다.

j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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