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 분을 삭이지 못한 한 파이터가 자신의 얼굴을 때리고 문을 팔꿈치로 찍었다. 그러나 돌아온 건 부상과 출전정지 징계였다.

영화 '13일의 금요일'의 살인마처럼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제이슨' 로니 마리아노 베제라(29, 브라질)는 이번 경기 전까지 UFC 3연승을 거둬 분위기가 좋았다. 타 단체 기록까지 합하면 8연승 중이었다. 주목할 만한 페더급 유망주였다.

그러나 지난 10일(한국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32에서 어이없이 패했다. 지난 5월 라이트급에서 내려와 UFC 페더급 첫 승리를 따낸 제레미 스티븐스(27, 미국)의 하이킥을 맞고 1라운드 40초 만에 쓰러진 것.

경기후 로니 제이슨은 순간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백스테이지에서 자신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그리고는 팔꿈치로 문을 가격했다. 팔은 15바늘을, 얼굴 눈두덩는 7바늘을 꿰맸다. 경기 중에 입은 상처보다 훨씬 깊었다.

로니 제이슨은 "너무 화가 나 내 얼굴을 두 번 때렸다. 그러나 패배의 아픔보다 클 수 없다. 뼈는 다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괜한 화풀이에 대한 대가는 컸다. KO를 당한 것에 이 부상까지 더해져 180일 동안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메디컬 서스펜션(medical suspension)'에 걸렸다.

메디컬 서스펜션은 각국, 각주의 체육위원회 또는 체육위원회가 없는 지역에선 UFC가 직접 선수의 건강 및 안전을 위해 부상 정도를 파악하고 강제적으로 경기를 뛸 수 없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브라질 체육위원회(the Brazilian MMA Athletic Commission, CABMMA)는 로니 제이슨의 행동이 스포츠맨십에 어긋난다고 판단하고 30일 출전정지 기간을 추가했다.

이 서스펜션 징계는 메디컬 서스펜션이 끝난 뒤 적용된다. 즉 로니 제이슨은 무려 210일 동안 옥타곤에 발을 디딜 수 없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내년 6월 이후에야 다음 경기를 뛸 수 있다.

패배는 아프다. 하지만 감정을 제어할 줄 알아야 한다. 올라오는 '욱'을 참지 못한 대가는 너무 크다.

다행히 UFC 측에선 이 행동을 문제 삼지 않았다.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젊은 파이터가 이런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 바보 같은 일을 저지를 때도 있다. 팔이 찢어지리라곤 예상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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