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무기 전문가 명단, 화학무기금지기구에 전달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AP=연합뉴스DB)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AP=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정아란 기자 = 정부가 북한과 시리아간 화학무기 커넥션 규명을 위해 시리아 화학무기 사찰·폐기 활동에 적극 참여키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최근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사찰 활동 참여를 공식 요청하는 한편 군(軍) 전문가 등 화학무기 관련 한국 전문가 명단을 OPCW 사무국에 전달했다고 정부 고위 소식통이 12일 밝혔다.

명단에 언급된 12명의 전문가는 화학무기 폐기와 운송, 샘플 분석, 방호 등에서 각자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통은 "국내 전문가가 참여하게 되면 북한과 시리아간 화학무기 커넥션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적극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118호에 따라 OPCW는 시리아 화학무기를 제거하는 임무를 유엔과 공동 수행하고 있다.

OPCW 사찰팀 검증 아래 시리아 당국은 지난달 31일 화학무기 제조·배합 시설 등의 파괴를 완료했으며 이미 생산된 화학무기를 반출·폐기하는 과정을 남겨뒀다.

OPCW는 결의안에 따라 내년 6월 30일까지 시리아 화학무기 폐기를 완료해야 한다.

OPCW 집행이사회가 이달 15일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하면 OPCW 사찰팀은 현지 활동을 통해 폐기 작업을 검증하게 된다.

OPCW 사찰팀에는 현재 120여명 정도가 활동하며 이 인원이 한 번에 15명 안팎씩 교대로 검증 활동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시리아의 화학무기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사찰팀 인원이 부족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우리측 전문가를 우선 참여시켜 달라는 뜻을 우리 정부는 OPCW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측 전문가가 폐기·검증활동에 참여할 경우 북한과 시리아간 화학무기 커넥션을 규명하고 북한 화학무기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2009년 북한에서 시리아로 보내는 수만 벌의 방호복이 적발되고 북한 기술자들이 시리아에서 활동하다 사고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북한과 시리아는 화학무기 개발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7년 OPCW 창설 때부터 계속 집행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부는 OPCW의 화학무기 폐기 활동을 돕기 위해 인적자원 지원 외에도 올해부터 2년간 100만 달러의 재정 기여를 약속한 상태다.

외교부 당국자는 "OPCW에 50만 달러를 곧 보낼 예정이며 나머지 50만 달러는 국회 통과시 내년 중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OPCW 사찰팀에는 한국 출신의 직원 1명이 활동하고 있다. 군 화학무기 전문가 출신으로 2005년 OPCW에 들어간 이 직원도 다른 사찰팀원과 함께 현지 활동에 투입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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