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종착지명 반영 변경"…성남시 "주객전도 역사성 고수"

분당선 전 구간 완전 개통(연합뉴스DB)
분당선 전 구간 완전 개통(연합뉴스DB)

(수원·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이달 말 전 구간이 개통되는 수도권 전철 분당선의 명칭을 놓고 수원시와 성남시가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수원시와 성남시에 따르면 코레일은 오는 30일(개통식 29일) 분당선 망포∼수원 연장구간(수인선 포함 6.1㎞)을 개통한다.

분당선은 1994년 8월 오리∼수서 구간을 시작으로 2003년 9월 선릉∼수서, 2007년 12월 오리∼죽전, 2011년 12월 죽전∼기흥, 2012년 10월과 12월 왕십리∼선릉, 기흥∼망포 구간이 차례로 개통됐다.

이번 망포∼수원 개통으로 약 20년 만에 왕십리∼수원 전 구간이 완전 개통된다. 총연장 54.3㎞에 서울(18.5㎞, 13개 역), 성남(15.4㎞, 10개 역), 용인(11.5㎞, 6개 역), 수원(8.9㎞, 7개 역) 등 4개 지자체 36개 역을 거친다.

애초 분당신도시 개발로 추진된 분당선이 용인을 거쳐 수원까지 연장되자 수원시와 수원지역 주민들은 분당선 명칭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수원시는 지난 8월 코레일에 공문을 보내 노선명 변경을 공식 요청한 데 이어 이달 중 2차 공문을 다시 보낼 예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노선이 수원까지 연장된 만큼 이용객들이 노선의 기점과 종점을 쉽게 알 수 있게 수원 명칭이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인터텟 포털 다음 아고라 이슈청원 코너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분당선 명칭을 '수원선' 또는 '경수선'으로 변경하자는 서명운동이 5만명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2016년 정자∼광교 연장구간이 개통되는 신분당선 명칭도 '신수원선' 또는 '신경수선'으로 변경해달라고 요구했다.

분당선 명칭 변경 주장이 나오자 성남시가 발끈하고 나섰다.

성남시는 "분당선은 분당신도시 개발에 따른 광역교통대책으로 건설됐다"며 "오리∼수원 구간은 2011년 4월 국토부가 고시한 분당선 연장사업으로 추진됐기에 기존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나무 이름은 줄기를 보고 달아야 하듯 철도 이름도 연장선이 아닌 본선이 기준"이라며 "당초 개통 취지와 20년 역사성을 무시한 주객이 전도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코레일의 철도 역명 및 노선명 관리운영 규정에 따르면 이미 운영 중이거나 철도건설사업 실시계획으로 승인된 노선을 연장할 때에는 효율적인 안내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될 수 있으면 기존 명칭과 같게 사용하게 돼 있다.

다만 기존에 지정된 명칭을 변경하고자 할 경우에는 시종착 지명, 경유지 등 노선의 특수성을 나타낼 수 있는 명칭으로 정해야 한다.

노선이나 역명을 제정하거나 개정할 때에는 모두 역명 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코레일 측은 수원시의 분당선 명칭 변경 요구에 대해 이 규정을 제시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수원시와 성남시는 2011년 신분당선 미금역 추가 설치 문제를 놓고도 갈등을 겪은 바 있다.

ktki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코리아프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