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일건 기자 = "최대한 고향 가까운 곳으로 가서 북쪽 하늘을 우러러 차례를 지낼 겁니다."

민족의 최대 명절인 한가위 연휴가 시작됐지만 고향에 갈 수 없는 탈북자들에게는 명절이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이런 탈북자들의 마음을 한데 모아 여러 탈북자단체가 합동차례를 지내기로 했다.

탈북자 출신 장애인과 독거노인 봉사를 하는 겨레얼통일연대는 추석 당일 봉사회원들과 함께 강원도 철원군 한탄강 근처에서 미리 준비해온 음식으로 합동차례를 지낼 예정이다.

탈북자 출신인 이 단체의 장세율 대표는 18일 "최대한 북한과 가까운 철원으로 가서 차례를 지내려 한다"며 봉사회원뿐만 아니라 탈북자 독거노인과 장애인 10여 명을 포함해 40여 명 정도가 함께 갈 것이라고 밝혔다.

NK지식인연대도 이날부터 20일까지 탈북자 50여 명과 함께 경기도 가평군의 펜션에서 한가위 연휴를 보낸다.

이들은 추석 당일 오전 10시 합동차례를 지내고 체육대회와 북한 노래 장기자랑 등으로 외로움을 털어버릴 생각이다.

탈북자 출신 작가들의 모임인 망명북한펜센터 회원 20여 명도 추석 당일 강원도 춘천시 강촌에 모여 합동차례를 지낼 계획이다.

자유북한방송도 이날 탈북자 20여 명과 함께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고향 하늘을 우러러 '큰 절'을 올린다.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는 "매해 추석이면 고향집을 찾는 남한 사람들과는 달리 탈북자들은 고향 생각에 더 외롭다"라며 "혼자서 외롭게 긴 연휴를 보내기보다는 추석 때만이라도 고향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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