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한국외대·성대 등 운영…명절마다 최대 900명까지 이용싼 가격에 버스 안내원까지 볼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김보경 기자 = "가격도 싸고, 학교에서 출발해 터미널이나 역까지 갈 필요가 없어 편해요. 친구들이랑 놀러 가는 기분도 들어 후배들한테도 꼭 타라고 추천해요."

추석을 맞아 서울의 일부 대학에서 운행하는 귀향버스가 인기다. 명절 때마다 학교가 운행하는 귀향버스만 타고 고향에 내려가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18일 대학가에 따르면 고려대 학생복지위원회는 한가위 귀향버스 탑승 신청을 받아 이날 하루 부산, 대구, 울산, 광주 등 10여 개 지역까지 버스 19대를 운행했다.

고려대 귀향버스는 올해 추석에만 700명이 이용하는 등 명절 때마다 700∼900명의 학생이 꾸준히 찾고 있다.

한국외대 학생복지위원회도 지난 16∼17일 서울시립대, 건국대 등과 연대해 귀향버스 53대를 주요 광역시 등 10여 개 지역으로 운행했다.

서울 지역 7개 학교에서 출발한 버스를 이용한 학생 수는 모두 3천명으로, 한국외대생이 390여명, 서울시립대와 건국대생이 각각 500∼600명가량이다.

인기있는 버스 노선은 부산, 대구, 광주행이다. 이 노선의 차량 좌석은 매진이 빨라 신청하러 온 학생들이 소득 없이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저렴한 가격은 대학가 귀향버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부산행 일반 고속버스 요금이 2만4천∼3만원이지만 대학 총학생회에서 운영하는 귀향버스표 값은 일반 요금의 60∼70% 수준인 1만8천원에 불과하다.

귀향버스는 또 운행거리에 따라 샌드위치나 햄버거와 같은 간식이나 도시락을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갖췄다.

한국외대 학생복지위원장 김광환씨는 "가격도 저렴하고 음식까지 제공하다 보니 인기가 많고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며 "버스 전용차선을 이용하니 승용차보다 빨리 고향에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사라진 버스 안내원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귀향버스만의 색다른 매력이다.

고려대와 한국외대는 버스마다 학생들 중에서 선발한 차장을 한 명씩 두고 있다. 휴게소에 들렀을 때 학생을 미처 태우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인원 체크를 하고 돌발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미리 교육도 시켰다.

고려대 보건행정학과 정시원(28)씨는 "작년에도 귀향버스를 탔는데 차장이 휴게소에서 일일이 인원을 점검하더라"며 "제 친구는 버스에 짐을 놓고 내렸는데 차장이 보관하고 있다가 학교에서 건네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고향을 내려간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고려대 경영학과 최인수(22)씨는 "작년에 KTX 표를 못 구해 귀향버스를 타게 됐는데 친구들과 함께 내려가니 적적하지도 않고 재밌었다"며 "이번에는 친구 3명과 같이 표를 끊었다"고 말했다.

올해 귀향버스 12대를 운행한 성균관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명절 때면 학생들이 먼저 연락해서 버스를 운행하는지, 예매는 언제부터 시작하는지 등을 묻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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