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우 대비 제대로 안했다" 비판 쏟아져…도쿄전력 '파탄 처리' 주장도아베 총리 19일에 후쿠시마 원전 현장 방문하기로

(도쿄=연합뉴스) 김용수 이세원 특파원 =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16일 태풍이 상륙했을 때 원전 저장탱크 보(洑)에서 총 1천130t의 물을 방출했다고 17일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이날 임시 기자회견에서 18호 태풍 '마니'의 영향으로 원전 저장탱크들을 에워싼 누수방지용 보가 불어난 빗물로 넘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방사성 물질 농도를 확인하고서 모두 7곳의 보 밸브 등을 열어 배수했다고 밝혔다.

여기 포함된 '스트론튬 90' 등 베타선을 방출하는 물질의 농도는 ℓ당 최대 24㏃(베크렐)로 법정 기준인 30㏃베크렐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배출된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약 885만㏃이라고 추정했다.

도쿄전력은 배출된 물이 바다로 어느 정도 흘러들어 갔는지는 "바다로 이어지는 배수구가 아니라 탱크 주위 지면에 방출했기 때문에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도통신 등은 일부가 배수관을 타고 직접 바다에 흘러갔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도쿄전력이 오염물질이 포함된 빗물을 방출한 것에 대해 후쿠시마 어민 등은 불만을 표시했다.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한 남성(59)은 "더는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배출한 물의 방사성 물질 농도가 기준 이하라는 발표를 믿고 싶지만, 도쿄전력이 지금까지 기대를 저버렸기 때문에 반신반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폐로(廢爐)안전감시협의회 회의에서 전문가 등은 "태풍이 수일 전부터 예보됐다"며 도쿄전력이 사전에 호우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오염수 문제가 계속되자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일본 공산당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도쿄전력이 당사자 능력이 없으니 회사를 파탄(지급불능) 처리해서 일시적으로 국유화하고 정부가 오염 제거 등을 전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달 19일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해 오염수 대책 추진 상황을 살필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베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는 자신의 발언이 낳은 논란을 없애도록 방호복을 착용하고 오염수 누수 현장에 가까이 가서 확인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그는 취임 직후인 작년 12월29일에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했으며 당시에는 부지 내에서 버스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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